무선호출기 수천 대 폭발해 헤즈볼자 조직원 등 9명 숨져
이란 "이스라엘과 용병의 합동 작전"
이스라엘, 작전 무산 우려해 어제 공격 감행?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헝가리 업체가 제조"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무선호출기가 갑자기 폭발해 다친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구급대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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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맹비난했다고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지속돼온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이스라엘과 용병의 합동 작전"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에서 "레바논에서 벌어진 테러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과 그 용병들의 합동 작전"이라며 "이는 도덕적, 인도주의적 원칙과 국제법,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것으로 국제 형사 기소와 재판, 처벌을 받게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량학살 테러 행위는 시온주의자 정권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전쟁범죄와 학살 외에도 지역과 국제 평화, 안보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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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아니 대변인은 이어 레바논 정부와 국민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또 모즈타바 아마니 레바논 주재 이란대사를 포함한 모든 부상자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레바논 외무장관과 연락해 이스라엘의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작전 무산 우려해 어제 공격 감행?
이스라엘이 17일을 공격 시점으로 삼은 것이 작전 발각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당초 무선호출기 공격을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면전의 시작을 알리는 기습용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헤즈볼라는 앞서 지난 2월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과 표적 공격을 우려해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많은 대원들이 호출기와 유선전화를 찾자 이스라엘은 이를 역이용해 헤즈볼라가 수입한 무선호출기에 소량의 폭발물과 원격 기폭장치 등을 심고 공격 기회를 엿봐왔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에서 헤즈볼라가 관련 작전을 눈치 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동 매체 '알모니터'는 헤즈볼라 대원 두 명이 최근 며칠간 무선호출기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왼쪽)과 갈란트 국방장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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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은 16일 이 작전의 훼손 가능성에 대해 몇 시간에 걸쳐 논의했고, 결국 발각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당장 작전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악시오스는 또 이스라엘이 미국에 작전 착수 사실을 알렸지만, 미국은 이를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고도 짚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공격 돌입 몇 분 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 전화를 걸어 곧 레바논에서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작전에 대해 알지 못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헝가리 업체가 제조"
수천 개가 동시 폭발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조직원들의 무선호출기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업체가 제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AP 통신에 따르면, 해당 삐삐에는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 상표가 붙어있었지만 골드아폴로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 기기들은 자사 상표 사용이 허용됐을 뿐 제조는 부다페스트에 기반을 둔 'BAC 컨설팅 KFT'라는 업체가 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에 무선호출기를 수출한 대만기업 골드아폴로의 제품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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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아폴로는 "협력 합의에 따르면 우리는 BAC이 지정된 지역에서 상품 판매를 위해 우리의 브랜드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상품 디자인과 제조는 오로지 BAC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앞서 레바논 당국은 17일 오후 3시 30분을 전후해 자국 내에서 사용되던 무선호출기 수천 대가 폭발해 9명이 숨지고 최소 3천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다친 피해자에는 헤즈볼라 조직원 외에 모즈타바 아마니 주레바논 이란 대사 등도 포함됐고, 이웃 시리아에서도 최소 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니 대사는 눈을 크게 다쳐 실명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란 측은 이를 일축하며 그가 잘 치료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한 헤즈볼라는 18일 오전 성명을 내고 보복을 공언했다. 헤즈볼라는 또 무선호출기 폭발에 대한 보복과는 별개로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과 계속해서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이스라엘군(IDF)은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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