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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탄소 버터' '공기 단백질'로 추석 명절음식 해볼까…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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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푸드테크 기술 발달, 신개념 식재료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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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농식품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중 NH농협은행이 주최한 애그테크·푸드테크 스타트업 IR에 스윗드오 발표 장면/사진=NH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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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선 우리나라 추석에 해당하는 9월 중추절에 특별한 베이커리 제품이 출시된다. 핀란드 스타트업 솔라푸드가 '공기 단백질'이라 불리는 솔레인(Solein)으로 만들었다. 중화권서 즐겨먹는 월병도 있다. 첨단기술로 만든 실험실 식재료가 추석 명절 밥상에 오르는 셈이다.

이처럼 식품 기술이 발전하면서 식재료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국내 혁신적인 푸드테크 기업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우유 없이 만든 버터, 공기에서 추출한 단백질 등 상상을 뛰어넘는 신개념 식재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기단백질, 농담 아니네…빌 게이츠도 놀란 우유없는 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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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단백질 솔레인을 사용한 월병과 아이스크림샌드위치/사진=솔라푸드(Solar F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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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인은 미생물을 통해 생산한 단백질이다. 솔라푸드는 2017년 핀란드 국립과학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이 세웠다. 특정 미생물을 일정한 조건에 놓고 이산화탄소 등을 공급하면 단백질을 배출하는 것을 이용했다. 공기중 탄소를 이용해서 '공기단백질'로 불린다.

이렇게 얻은 솔레인은 노란 가루 형태로, 말린 콩가루와 비슷하다. 식물성 원료를 쓴 콩고기(대체육)와 같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솔라푸드는 일본의 대표적 식품회사 아지노모토 그룹과 협업, 월병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출시한다. 이 제품들은 솔레인 판매가 허용된 싱가포르에 우선 출시된다. 현지 백화점, 아지노모토 매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스타트업 '세이버'(Savor)는 우유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와 이산화탄소만으로 버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버터는 우유 속 지방을 굳힌 것이다. 세이버는 지방이 수소와 탄소 원자의 사슬로 구성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분자구조만 똑같이 하면 우유 없이도 버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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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세이버가 만든 우유없는 버터/사진=세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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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는 공기중 이산화탄소(CO2)에 열을 가해 탄소를 분리한 다음 수소, 산소와 결합시켜 지방산을 만들었다. 이를 이용해 버터를 제조했다. 세이버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눈길도 끌었다.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는 세이버 시드투자에 참여했다. 세이버는 시리즈A 라운드를 거쳐 지난 7월 현재 3300만달러(약 455억원)를 투자유치했다.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유없는 버터 생산방식을 소개했다. 회사 측은 우유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맛과 질감이 실제 버터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술이 기존 낙농업보다 탄소 배출량을 3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소가 먹을 사료를 생산할 때 탄소가 생길뿐 아니라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 또한 대기오염 물질로 지적받고 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우유없는 버터'는 지속가능성 면에서도 의미있는 셈이다.

단 이 버터를 사먹으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아직 판매승인을 얻지 못했다. 캐슬린 알렉산더 세이버 CEO(최고경영자)는 "버터 판매를 위한 규제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2025년에는 판매를 시작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푸드업사이클·대체단백질 국내 연구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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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솔라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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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여러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뛰고 있다. 어반랩스는 커피 추출 후 남는 '커피박'을 원료로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는 빵과 초콜릿으로 재탄생한다. 자칫 버려질 수 있는 식재료가 식품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스윗드오는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식물성 원료를 연구한다. 요거트는 본래 유제품이지만 스윗드오는 맛과 식감을 유지한 식물성 요거트 등을 개발했다. 딥플랜트는 딥에이징 기술을 통해 육류의 맛과 품질을 개선한다.

딥플랜트, 스윗드오 등은 NH농협이 발굴·육성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농식품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중 NH농협은행이 주최한 애그테크·푸드테크 스타트업 IR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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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왼쪽 세번째) 등이 29일 NH농협은행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킥오프 데이에서 떡케이크를 함께 자르고 있다./사진=NH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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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업사이클링을 내세운 리하베스트는 식품 공정에서 버려지는 맥주박, 밀기울 등 부산물로 제분 가루(리너지 가루)를 만든다. 리너지 가루는 식품·비식품에 다양하게 쓰인다. 리하베스트는 지난달 한국식품연구원과 푸드 업사이클 연구개발에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도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을 선정,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배양육 등 세포배양식품 생산 기술도 10대 분야에 포함된다. 이처럼 국내외 푸드테크 기업들의 혁신이 가속화하면서 우리 식탁에 오를 음식이 점차 달라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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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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