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 순매수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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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지고 있다. 지난달 '검은 월요일' 이후 증시 불안이 지속되면서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한달여 간 6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한 매도세가 강한데, 실망매물이 대거 쏟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6조2565억원을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은 것)했다. 지난달에만 2조8557억원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 7거래일에만 3조4000억원 넘게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지난 5월(9500억원 순매도)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줄곧 순매수세를 유지해왔다. 7월까지만 해도 1조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으나 8월 들어 순매도로 전환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검은 금요일'에 이어 '검은 월요일'이 불어닥친 지난달 2일과 5일 이틀간 외국인은 2조원 가까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한달 만에 코스피 2600선이 붕괴된 지난 4일에도 959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일을 제외하고 6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6480억원, SK하이닉스는 1조4947억원어치 팔았다. 외국인 전체 순매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미국 빅테크 종목 하락에 따른 동반하락 등 영향도 있지만 반도체주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0조7662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전자 우선주(삼성전자우)까지 포함하면 12조원이 넘는다. 그동안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붙었는데,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주식을 내다판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6만42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신승진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합쳐 6조원 넘게 팔았는데, 한국 증시를 떠났다기 보다는 반도체주를 많이 팔았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많이 빠진 건 HBM3E(5세대 HBM) 공급, 레거시(범용) 반도체의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등 기대감이 컸는데 이에 대한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 추석 연휴 휴장, 연휴 직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등 일정에 따라 당분간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9배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이어서 더 빠지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토론 이후 2차전지주 반등하는 등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수혜주에 투자하는 '해리스 트레이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다음달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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