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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아나운서 이광용 “시사·예능 다 해봐도 중계석 앉을 때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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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프리랜서로 새출발하는 이광용 전 KBS 아나운서가 지난 5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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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자부심·애정 큰데
월드컵·K리그 등 중계권 다 넘어가

영원히 100점 못 받는 시험이지만
해설자·선수들 빛내고 싶어

“정말 많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할 기회도 받고, 예능도 경험했는데 다 해보니까 결국 제가 제일 즐겁게 잘할 수 있는 건 스포츠더라고요.”

KBS 스포츠 중계의 간판이던 이광용 아나운서가 21년 넘게 몸담아온 회사를 떠나 프리랜서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도 주 종목은 스포츠다.

이광용 전 아나운서는 2003년 KBS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채로운 경력을 쌓았다.

그는 스포츠 토크쇼 <이광용의 옐로카드>를 비롯해 여행 교양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내레이션을 책임졌다. 가장 최근에는 시사 예능 <더라이브>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지만, 그가 가장 큰 애정을 가지고 집중한 분야는 스포츠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그를 만나 숨겨왔던 ‘스포츠 본능’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우선 KBS를 떠나게 된 배경에는 스포츠 중계권 문제가 있었다. “KBS에서 두 대회 연속 월드컵 메인 캐스터를 했기 때문에 축구라는 종목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고 애정도 그 누구보다 크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 월드컵 중계권도 지금 JTBC가 가져간 상황이고 또 K리그도 지상파에서 중계하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유럽 주요 리그도 쿠팡 플레이, SPOTV 등 이런 다른 채널들에 다 가 있잖아요. 축구 중계를 다시 재밌게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여의도를 떠나야 되겠다는 결론밖엔 없는 거죠.”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 당시 시청률 부진으로 인한 부담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이 방송적으로는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올라갔지만, 저는 시청률 경쟁에서 꼴찌를 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어떤 부채 의식이라고 그래야 하나…. 회사에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하기가 KBS 내에서는 조금 애매한 것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승리를 통해서는 조금 배울 수 있지만 패배를 통해서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메이저리그 전설 크리스티 매튜슨의 말을 곱씹었다. 프리랜서로도 성공해 과거의 성공이 운이 아니라 실력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이광용 전 아나운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이영표 해설위원과 함께 메인 캐스터로 활약하며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 중에서는 드물게 야구까지 섭렵한 것도 그의 자랑거리다.

물론 앞서 SBS를 떠나 자리 잡은 배성재 전 아나운서 등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엔터테이너형 아나운서들도 많고,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의 눈길도 사로잡아야 한다.

이광용 전 아나운서는 자신을 “프로그램을 빛나게 하는 도우미형 아나운서”로 정의하면서 차별화 요소로 꼽았다. “저는 캐스터가 잘나 보이려 하면 방송이 못나진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제가 아니라 제 파트너 해설자와 경기에서 뛰는 선수들이 빛나면 저는 그냥 그 빛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저는 좋은 콘텐츠의 힘을 믿습니다.”

스포츠 토크쇼나 테니스 중계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스포츠 중계는 범위가 무한대이고 항상 100점은 못 받는 시험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현장에, 중계석에 앉아 있을 때 제일 행복해서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그가 웃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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