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카카오 김범수, 오늘 첫 공판…시세조종 지시여부 등 쟁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지 한달여 만에 법정에 선다.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를 방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SM엔터 주가를 끌어올렸는지, 이 과정에서 김범수 위원장의 의사결정이 있었는지를 두고 검찰과 카카오측이 첨예하게 다툴 전망이다.

11일 카카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김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에 수감된 지난 7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판이다. 검찰은 지난달 8일 구속 상태에 있는 김 위원장을 기소했다.


법리 다툼 "시세 조종 vs 정상적 주식 매입"

이날 공판의 첫 번째 쟁점은 2023년 2월 이뤄졌던 SM엔터 주식 매입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다. 비교적 사실관계가 투명하게 밝혀진 사안이다. 검찰은 2400억원 가량의 SM엔터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배재현 전 카카오 CIO(투자총괄책임자),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을 가졌다고 보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 측은 정상적인 주식 매입이었을 뿐, 하이브를 방해할 목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의 목적성을 밝혀내기 위한 검찰 수사와 함께 해당 행위가 자본시장법 176조 3항(상장증권 등의 시세를 고정하거나 안정시킬 목적으로 증권을 매매해서는 안된다)이 규정한 시세 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법리 다툼이 펼쳐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고가 매수 주문, 물량 소진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 시세 조종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태를 포착했다며 김 위원장의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실관계 다툼 "김범수가 승인 vs 사실 무근"

머니투데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SM엔터 주식 매입 과정에서 김범수 위원장이 최종 승인을 내렸는지 여부다. 시세 조종 여부를 둘러싼 법리 다툼은 김 위원장보다 앞서 재판을 받고 있는 배재현 CIO 재판에서 상당 부분 다뤄졌기에, 김 위원장의 공판에서는 '지시 여부'가 보다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카카오 측은 김 위원장이 단순히 관련 사안을 보고 받았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시세 조종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지난 7월 5일 배 CIO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위원장의 컨펌이 있었다"고 발언한 게 근거다.

반면 같은 달 19일 있던 배 CIO 10차 공판에 나선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은 "이준호 부문장이 법정에서 태연하게 허위진술을 했다"며 이를 전면 반박했다. 김 위원장의 공판에서는 이처럼 엇갈린 전현직 카카오 관계자들의 증언을 둘러싼 증거 제시와 신빙성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배 전 CIO의 재판이 무혐의로 끝날 경우 김 위원장 역시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 전 CIO가 무혐의를 받는다면 SM엔터 주식 매입행위 자체가 시세 조종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이 '시세 조종을 지시 및 공모했다'는 혐의가 성립할 수 없게 된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