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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단독] 골든타임 놓친 응급환자 8000명…1년 새 4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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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6일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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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공의 파업 등으로 부산의 공사장에서 추락한 70대 노동자가 4시간 이상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진 가운데, 지난 3개월 동안 환자가 사고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1시간 넘게 걸린 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이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했다.



8일 한겨레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소방청 구급활동 자료’를 보면, 119구급대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환자 49만3906명을 이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만1491명보다 약 5만명 줄었다. 이 중 현장에서 병원까지 환자를 이송하는 데 1시간 이상 소요된 경우는 7914명으로, 전공의 파업이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5737명)보다 2177명(38%) 늘었다. 이송까지 1시간 이상 걸린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강원도로, 1150명이었다. 그다음으로 경기(962명), 충남(920명), 경남(721명), 전북(691명), 경북(676명), 서울(668명) 순이었다. 이송까지 1시간 이상 걸린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으로, 지난해 81명보다 260% 늘어난 292명이었다. 대구(208%), 창원(166%), 서울(137%)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이송 소요시간을 비교해보면, 이송까지 ‘5분 이내’ 걸린 비율은 올해 15.9%(지난해 18.9%), ‘10분 이내’는 29.1%(30%), ‘15분 이내’ 20.1%(16.6%), ‘20분 이내’ 12.6%(13%), ‘25분 이내’ 7.6%(8.8%), ‘30분 이내’ 4.6%(4.1%), ‘60분 이내’ 8.5%(7.5%), ‘60분 초과’ 1.6%(1.1%)다. 이송까지 25분을 초과한 비율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2.7%·14.7%로, 올해 2%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병원 이송시간이 1시간을 넘어서고 있다는 건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정부가 정한 골든타임 내 치료받을 수 없다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의료공백이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은 응급의료체계가 전국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현실과 너무나도 괴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한겨레에 “의료대란이 길어지면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30분이 넘어가며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응급 환자를 병원에 인계하는 과정이 지연되면 관할 지역 구급 체계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구급 전문인력, 구급차 등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병원 이송소요 시간은 시도별 응급의료기관 간 거리와 교통체증, 환자와 보호자의 변심, 의료진 부재, 병상 상황 등 복합적 요인에 달라진다”며 “각 시도의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통한 병원 선정 기능을 더욱 강화해 병원 이송시간을 단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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