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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동명 최앤리 변호사 “까다로운 ‘허들’ 요건…완화해도 부작용 적을 것” [복수의결권 3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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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 등 대주주 임의 남용 못해”

이투데이

이동명 최앤리 부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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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이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의 큰 허들이 되고 있다.”

8일 이동명 최앤리 부대표 변호사는 “요건을 완화하더라도 남용될 여지는 크게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타트업 전문 로펌 최앤리는 복수의결권 제도, 성과조건부주식 제도 도입을 고민하는 다양한 벤처기업을 자문한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진행하는 설명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해 제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업계의 여러 가지 의견들을 수렴해서 제도가 만들어지다 보니 요건이 조금 까다로운 편”이라며 “100억 원 이상의 누적 투자를 유치하고, 마지막으로 받은 투자가 단건으로 50억 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요건 자체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투자는 50억 원 이상을 한 번에 딱 받아야 하는데, 펀드레이징을 크게 하는 회사라고 하더라도 사정에 따라 적은 금액을 유치할 수 있다”며 “금액을 50억 원으로 정해서 그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제도를 활성화하려면 이 금액을 줄이는 것이 요건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누적 투자 100억 원 이상 요건에 대해서는 “누적해서 100억 원 이상 투자받을 수 있는 곳들은 많이 있어서 누적 투자금 부분은 크게 허들이 되지 않는다”며 “감액을 해도 제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영향력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만약 제도를 더 활성화 하는 취지라면 완화하는 차원에서 감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여기에 더해 마지막 투자 직전까지 창업자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마지막 투자를 통해 30%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 점이 가장 큰 허들”이라고 짚었다.

그는 “제도를 활용하려고 하는 기업들 자체가 벤처기업이고 스타트업인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의결권을 많이 가진 것이 오히려 도움 되는 경우들이 있다”며 “스톡옵션, 성과조건부주식 등 주식기준보상을 많이 활용하거나 외부 투자 유치를 많이 해서 대주주 지분이 많이 희석된 기업들의 경우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활용하면 대주주가 회사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창업주 지분이 30%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 부분을 ‘현재 지분율 상태가 40% 미만인 경우’ 등으로 완화하면 제도를 사용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요건을 완화하더라도 주주총회 요건 등이 있어 남용될 여지는 크게 없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정관에 명시해야 하고, 총주주의 4분의 3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복수의결권주식도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라 사전 동의권에 따라 주식 발행에 대해 투자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어차피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없어서 대주주가 임의로 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창업주가 복수의결권주식 확보를 위해 구주를 처분할 때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부분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아예 보통주로 전환된 주식을 완전히 처분할 때 양도세를 내도록 한다는 식으로 해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기업들은 벤처기업법에 따라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춰놓은 상태일 텐데 세금 때문에 도입이 부담되는 경우라면 어렵게 갖춰놓은 요건이 내년에는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좋은 제도를 활용하는 기회를 날릴 수도 있으니 되도록 법 개정이 이뤄질 때 소급 적용하는 방향으로 하면 그런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성과조건부주식 제도도 과세특례가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신주 발행형 스톡옵션의 경우 거의 동일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서 유사한 논리로 성과조건부주식에도 과세특례를 마련해 준다면 제도를 더 많이 활용하게 되는 큰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많은 고민 끝에 만든 제도고, 배당 가능 이익이 존재하지 않아도 자기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가장 큰 허들을 없앴기 때문에 과세 이슈만 조금 더 해결된다면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정수천 기자 (int100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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