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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로봇이 온다

가상세계서 훈련…로봇 더 똑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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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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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서 실물과 똑같은 일종의 쌍둥이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 검증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그동안 디지털 트윈은 주로 제조·항공 산업에 적용됐는데, 최근 로봇 산업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로봇 학습을 위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을 총망라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점은 실제 로봇을 사람처럼 학습시키고 작동하게 하는 데 필요한 '3차원(3D) 시뮬레이션' 수요의 증가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로봇용 운영체제(OS)와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네이버,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이 로봇 하드웨어(HW)를 판매하는 것만큼 OS 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로봇 전용 OS '아크마인드'를 개발해 시범 테스트에 돌입했다. 아울러 신사옥 '1784'를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과 로봇 기술의 접목을 실험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맵 생성 방법과 이를 이용한 로봇 원격 제어 시스템' '증강현실 뷰를 사용하는 경로 안내 방법' 등 각종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주도하는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네이버랩스가 타 AI·로봇 기업과 다른 점은 제대로 된 디지털 트윈을 하는 데 있다"며 "가상 공간과 현실 공간을 접목해 로봇을 전천후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역시 로봇에 진심이다. 현재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앞세운 상태다. 옴니버스는 기업이 가상 공간에 실제 공장과 똑같이 생긴 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핵심 기술을 모아 놓은 플랫폼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이 로봇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세계를 디지털로 표현하는 시뮬레이션 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실과 똑같은 가상세계에서 로봇에 대한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해 실제 로봇 두뇌를 학습시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이를 응용하면 멀리 떨어진 해외에 있는 건물에 실제 로봇을 파견해 학습시킬 필요가 없어진다. 현재 대만의 글로벌 협동로봇 기업 '테크맨로봇'은 엔비디아와 함께 로봇 생산 라인 검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디지털 트윈 개발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프랑스 다쏘시스템 등이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인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9억1000만달러(약 17조1897억원)에서 2032년 2593억2000만달러(약 345조2846억원)로 연평균 39.8%씩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로봇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가 작년 135억달러에서 2032년 8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디지털 트윈에서 로봇 두뇌를 학습해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는 단계다.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 기반 증강현실(AR) 서비스를 비롯해 지도와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준비 중이다. 또 HL만도는 작년 12월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를 공개했다. 로봇은 차체를 들어 올린 뒤 차를 운반하고 정해진 위치에 오차 없이 주차한다. HL만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협업을 계획 중이다. 제조 현장에서도 로봇 자동화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DX는 제철소 현장에 로봇을 사용하기 전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뒤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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