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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소아마비 백신 접종 끝나자…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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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군이 북부 서안 도시 제닌에서 10일 동안 작전 뒤 철수했다. 지난 6일(현지시각) 파괴된 제닌 모습. 워싱턴포스트의 하이디 레빈이 취재했다.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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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소아마비 확진자가 나온 팔레스타인 가지지구에서 백신 접종 뒤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격화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및 레바논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은 7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가자지구 중부에 있는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에서 아이 2명과 여성 3명 모두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전투기가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 동쪽 주택을 공습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와파 통신은 “1차 접종이 완료된 후 2차 접종 발표 시작 전 가자지구 중부 다이르알발라흐 병원 정원에도 공습이 이어졌다”고도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가자지구 아동 백신 접종을 위해 제한적 전투 중지에 합의했다. 가자지구 중부에서 시작해서 남부와 북부에 각각 사흘 동안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백신 접종을 위한 제한적 전투 중지를 한다는 내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가자지구 중부에서 백신 접종을 했으며 5일부터 8일까지는 남부 그리고 9일부터 11일까지는 북부에서 한다. 이스라엘군은 중부 백신 접종을 위한 제한적 전투 중지가 끝나자마자 중부 지역 공습을 재개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와파 통신은 6일 “최근 열흘 동안 이스라엘군이 서안 지구 주요 도시 제닌과 난민촌 등을 공격해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며 “2002년(2차 인티파타 기간) 이후 가장 폭력적인 공격이었다. 시민들은 이스라엘군이 철수했지만, 다시 공격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엔엔(CNN)은 제닌에 있는 리나 알 아무리(36)가 “(공습이 잦은) 가자와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고속도로를 파괴하는 등 서안지구 여러 도시를 수일 동안 공격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6일 제닌에서만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21명이 사망하고 최소 13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상호 공습도 이어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 도시 키리야트 시모나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의 구조대원 3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데 이은 보복이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란은 가자지구 (무장세력)과 레바논 남부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협력해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동부 테러 전선을 구축하려 한다”며 “우리는 이 위협에도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곧 가자전쟁 휴전 협상안이 제시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이티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6일 휴전안이 90% 이상 진척됐다고 밝혔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7일 “며칠 안에 구체적 안이 나올 것”이라고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16) 국장과 함께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말했다. 번스 국장은 “그들은 이제 (전쟁을) 그만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어려운 선택과 어려운 타협을 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두 지도자가 모두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며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지도자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휴전 협상 결과는 불확실하다. 7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하마스가 종신형을 선고받은 무장 대원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면서, 앞서 합의한 이스라엘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 인질도 이들과 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협상의 난제가 추가되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짜증나는(vexing) 질문은 약 100명의 인질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아있느냐다”라고 짚었다.



한겨레

BBC가 전한 필라델피 회랑의 최근 모습. 인공위성 연속 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이스라엘이 도로 포장을 하고 있다. B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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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이미 수차례 휴전 회담에서 쟁점이 되었던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좁은 지역인 ‘필라델피 회랑’의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길이 14㎞, 폭 100m 좁은 지역으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곳을 통해 무기를 밀수한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군하며 이 지역에서도 철수했는데, 가자전쟁 발발 7개월 뒤인 지난 5월에 이 지역을 재장악했다. 비비시(BBC)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정기적으로 촬영한 이 지역의 위성 사진을 확인한 결과 국경 울타리를 따라 이 지역의 도로를 포장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계속 주둔할 의사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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