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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딸 증인 출석 막아야"…바이든 차남, 탈세 혐의 '조건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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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재판 전 조건부 유죄 인정 '앨포드 탄원' 요청,
검찰 측 증거 인정으로 재판 절차 생략하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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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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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배심원 재판 시작을 앞두고 자신에 대한 탈세 혐의 9건을 모두 인정했다. 기존의 무죄 주장에서 '조건부 유죄 인정' 전략으로 바꿔 딸의 증인 출석 등 자기 가족이 연루되는 배심원 재판을 피하려는 전략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5일(현지시간) 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변호인단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판사와 검사에게 '앨포드 탄원'(Alford plea)이라 불리는 특별 탄원을 통해 조건부 유죄 인정 합의를 요청했다. '앨포드 탄원'은 피고인이 자신의 무죄 주장을 유지하면서도 검찰이 제시한 증거와 유죄 판결, 형량 등을 모두 인정해 재판부에 재판 절차 생략을 요청하는 것이다.

바이든 변호인단의 '앨포드 탄원'은 약 120명의 잠재적 배심원단이 이날 재판을 위해 오전부터 법원에서 대기하던 중에 나왔고, 예정됐던 배심원 재판은 연기됐다. 바이든 재판을 담당하는 마크 스카시 판사는 바이든 측의 요청 수용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바이든을 기소한 특별검사 데이비드 웨이스 팀의 레오 와이즈 검사는 바이든 측의 조건부 유죄 인정에 대해 "오늘 아침 법정에 있던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그는 무죄가 아닌 유죄다. 특별한 조건을 걸고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신은 바이든 측의 '깜짝 요청'은 딸의 증인 출석 등으로 대통령 가족에 대한 불필요한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배심원 재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 재판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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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바이든이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 출석해 자신에 대한 탈세 혐의를 조건부로 인정했다. 사진은 유죄 인정 후 법원을 빠져나가는 헌터 바이든(왼쪽)과 그의 아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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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헌터는 지난 6월 델라웨어에서 불법 총기 소지 관련 중범죄 3건으로 유죄 판결받았다. 당시 1주일간 진행된 재판에서 헌터의 코카인 중독 등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영향을 줄 만한 정보들이 쏟아졌다"며 "공화당은 오랫동안 헌터를 앞세워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불법 총기 소지 사건의 형량 선고는 11월13일 나올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의 지인들을 인용해 "헌터는 3개월 만에 열리는 두 번째 재판에 가족이 연루되는 것을 피할 방법을 모색해왔다"며 "특히 딸 나오미와 메이지가 증인으로 불려 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탈세 관련 재판에는 그의 전 연인들의 증언도 있을 예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헌터의 재판이 미치는 정치적 파급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재판 과정 및 결과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을 사면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전히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헌터 바이든은 2016∼2019년 연방 세금 최소 140만달러(약 18억7000만원)를 납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중범죄 3건·경범죄 6건 총 9건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는 성매매 여성에서 지불한 금액을 사업 경비로 공제하고, 세금을 내는 대신 수백만 달러를 쓰는 사치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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