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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체코 “한수원 원전 수주 ‘美·佛 이의신청’ 검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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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韓, 특허침해’ 주장

반독점당국 “관련 행정절차 돌입”

체코 반독점 당국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대한 미국과 프랑스의 이의신청 관련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고 밝혔다.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주 원전 건설 입찰 절차에 대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이의신청을 받았다”며 “관련 행정 절차가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안의 복잡성으로 인해 이번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행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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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웨스팅하우스와 EDF는 지난달 말 체코 정부의 결정에 항의, UOHS에 진정을 냈다. UOHS에 따르면 EDF는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체코전력공사(CEZ)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새롭게 입찰 평가를 할 것을 요구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자사가 특허권을 가진 원자로 설계기술을 활용했으며, 자사의 허락 없이 해당 기술을 제3자가 사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의제기에 대해 원청사인 CEZ는 안전상의 이유로 입찰 진행 규정에 예외를 뒀기 때문에 입찰 결과에 대해 경쟁사가 반독점 당국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체코 정부와 CEZ는 내년 3월까지 한수원과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을 체결, 2036년까지는 첫 원자로를 건설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이의제기가 체코 정부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이의제기는 향후 수십 년간 원자력 발전을 늘려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려는 체코의 사상 최대 에너지 투자에 잠재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두코바니-테멜린 지역에 최대 4기의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로, 우선 두코바니에 2기 건설을 확정하고, 테멜린 지역에 2기를 추가로 건설할지는 5년 내에 결정한다. 입찰에는 한수원, 웨스팅하우스, EDF 등 3사가 참여했고, 지난 1월 웨스팅하우스가 먼저 탈락한 뒤 한수원과 EDF가 최종 경쟁을 벌였다.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자국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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