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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지상파 vs 케이블, 무료 지상파 VOD 중단 놓고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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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시청자 선택권 침해…즉시 철회해야"
케이블TV "불편문의 없는 외면받는 서비스"
양측 법적 다툼 예고…갈등 길어질 듯

머니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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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케이블TV 사업자가 지난 3일 무료 지상파 VOD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양측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해당 서비스 중단이 "불공정 행위이며 위법행위"라고 규정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케이블TV 측은 "효용성이 급락한 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지불할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4일 "지상파 SVOD(가입자 대상 무료 주문형비디오) 서비스 중단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며 "시정되지 않는다면 즉각 법적 대응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케이블TV 사업자 중 일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사업자들은 지난 3일 지상파 SVOD 서비스를 중단했다. 서비스를 중단한 곳은 △LG헬로비전 △HCN △남인천방송 △JCN울산중앙방송 △KCTV광주방송 △푸른방송 △CCS충북방송이다. 이들은 지난달 2일 관련 공지를 했다. 나머지 6개 SO 사업자도 서비스 중단을 계획하고 있으며, 관련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금까지 케이블TV는 지상파로부터 콘텐츠를 구매한 뒤 광고를 붙여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SVOD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SVOD는 FOD(무료 주문형 비디오)라고도 불린다. 본방송 방영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무료로 풀리는 덕분에 과거에는 이용자가 많았다. 그러나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콘텐츠가 풀리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등장하면서 SVOD의 인기는 추락했다. 결국 양측 협상이 불발되며 일부 사업자가 서비스를 중단했다.

방송협회는 케이블TV의 SVOD 중단이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TV와의 콘텐츠 공급계약이 2021년 종료됐음에도 케이블TV 이용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간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새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며 "이런 선의를 악용해 고의적으로 지상파에게 1년 이상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고 콘텐츠를 사용한 것도 모자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SVOD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위법행위"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법적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방송협회는 이어 "SVOD 중단은 가입자의 시청 선택권을 침해하고 추가적인 부담을 유도하는 편법적인 영리 행위"라며 "가입자의 피해를 도외시한 불공정 행위"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는 효용성이 급락한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OTT 활성화로 미디어 산업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생존 위협을 받는 케이블TV로서는 한 푼이 아깝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SO 가입자는 2022년 하반기 대비 8만9781명 줄었다. 이에 유료방송 가입자는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감소세에 돌입했다.

더욱이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재송신과 점점 이용률이 떨어지는 SVOD 콘텐츠를 패키지로 묶어 떠넘기는 그간 지상파 측의 행태에 불만이 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SO 콘텐츠 지불료가 2022년 기준 수신료 대비 86.7%에 달하는데 이를 감내할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케이블TV업계는 이어 "SVOD 종료 시청자 고지를 한 달간 했고 서비스 종료가 임박해서는 자막 고지까지 했지만, 관련 문의가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이미 여러 플랫폼에 노출되고 홀드백도 3주나 지난 콘텐츠를 볼 시청자는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고 했다.

이미 한 차례 협상이 불발된 데다 양측 입장이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해당 문제는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방송협회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기관도 해당 사업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신속한 조사와 적절한 조처를 해달라"며 "시정되지 않으면 일체의 콘텐츠공급계약 지속 여부의 검토와 함께 법적대응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케이블TV업계도 법적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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