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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美 대중 수출 규제에 "규제 되기 전 더 사두자" …韓 삼성·SK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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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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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출 통제로 첨단 반도체 칩 확보가 어려워진 중국이 '반도체 사재기'에 나서면서 한국 반도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추가 규제에 대비해 현재 규제에서 제외된 품목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입을 이어가며 부품 확보를 위해 전력질주 중이다. 특히 하이실리콘이 재기에 나서며 부품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더 커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주요국 수출액은 누적 기준 중국이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748억2823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해당 기간 반도체 수출량이 전년 대비 35% 늘어났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무역데이터에서도 1~7월 반도체 관련 수입액은 260억 달러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혁신을 막기 위해 첨단 반도체와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장비의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9월부터 중국의 AI 메모리 반도체와 생산 장비에 대한 접근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중국 기업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확보를 막기 위한 것으로, 시행될 경우 최첨단 AI 메모리 반도체인 HBM2, HBM3, HBM3E 등 고급 반도체와 제조 장비 전부가 묶일 예정이다. 추가 규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의 전방위적인 반도체 칩 확보를 위한 구매가 이어졌고, 우리나라 또한 HBM2가 주력 제품으로 판매 되면서 큰 수혜를 입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지역별 매출 현황 중 중국 매출은 32조 345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스마트폰, 가전 등도 포함하고 있으나 EU 등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은 수출 비중 90% 가량이 반도체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또한 올 상반기 중국을 대상으로 8조 6061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저전력 HBM을 대거 구입한 데 따른 결과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반도체 사재기'는 D램 전반의 가격까지 올렸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CSP들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메모리 등에 대해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해 지난 2분기부터 D램 구매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리며 공격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규제에 중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자립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대표 반도체 기업인 하이실리콘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일대 전환기를 맞은 상태다. 최근 나타나는 반도체 사재기 또한 자급자족을 위한 부품 확보의 노력 중 한가지다.

하이실리콘은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로, 화웨이 폰에 탑재되는 AP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순위 10위권까지 올랐던 기업이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TSMC가 화웨이에 들어가는 칩 생산을 중단하면서 회사 매출이 2020년 82억달러에서 2021년 15억달러로 80% 폭락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하이실리콘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하이실리콘은 7mm 이하 첨단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칩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SMIC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반입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근 심자외선(DUV) 장비를 이용한 5㎚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 정보혁신재단(ITIF)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반도체 설계 분야 기술력은 2년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중국 SMIC와 대만 TSMC의 기술 격차가 5년가량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설계 기술력은 상당 부분 뒤쫓아왔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수출 규제 전 반도체 추가 매입이 더 가속화 할 전망"이라면서 "향후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어디까지 이뤄질지에 따라 우리나라 또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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