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지옥훈련 통과, 여군 첫 심해잠수사 탄생

첫 여성 지원자 문희우 중위

문희우 중위. /해군 제공

문희우(27) 해군 중위가 30일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여성 심해잠수사가 됐다. 해군은 이날 장교 9명, 부사관 24명, 병 31명 등 교육생 64명이 해난구조전대(SSU) 해난 구조 기본 과정을 수료해 유사시 심해 인명 구조에 나서는 심해잠수사가 됐다고 밝혔다. 문 중위는 첫 여성 지원자이자 첫 수료자다. 심해잠수사가 되기 위한 해난 구조 기본 과정은 바다에서 7.4㎞를 헤엄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으로 지원자 절반 가량이 중도 탈락한다.

문 중위는 대학에서 체육학·해양학을 전공하고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해 2022년 6월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호위함 대구함에서 항해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군수 계획 담당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해난 구조 기본 과정에 지원했다. 대학 시절부터 스쿠버다이빙과 인명 구조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해 입대 초기부터 심해잠수사를 동경해 왔다고 한다.

워낙 훈련이 어렵기로 유명해 부담도 됐다. 하지만 문 중위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군인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지원했다. 남(男)군과 동일한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쳐 합격했다. 기본 과정 입교 전날 그는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약 1cm만 남기고 스포츠형으로 잘랐다. 머리가 길면 수영 등 훈련에 방해될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입교 후에는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교육 훈련은 지난 6월부터 12주에 걸쳐 진행됐다. 하루 7시간 수영, 해난 구조 특수 체조, 3해리(약 5.5㎞) 맨몸 수영과 4해리(약 7.4㎞) 핀·마스크 착용 수영, 매일 10㎞ 달리기, 고무보트 운용 훈련, 40m 잠수 훈련, 인명 구조 훈련 등이 이뤄졌다. 모든 훈련은 남녀 동일 기준을 적용했다.

그는 가장 어린 동기생보다 여덟 살 많은 최고령 교육생이었다. 체력이 부쳐도 정신력으로 이겨냈다고 한다. 문 중위는 인명 구조 훈련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훈련에 앞서 체조, 중량물 착용 입영(立泳) 등으로 체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고 물도 많이 먹었다. 물속에서 눈앞이 노래지기도 했다.” 하지만 문 중위는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했다.

‘바닷물에 젖은 빵’을 먹으며 그는 훈련했다. 문 중위는 “장거리 바다 수영 도중 바다 위에서 초콜릿빵과 에너지바를 먹었다. 바닷물과 달콤한 간식이 함께 입에 들어갈 때 느낀 ‘단짠단짠’은 어느 고급 디저트보다도 특별한 맛이었다”고 했다. 문 중위는 “여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 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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