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이틀째 조선대병원…근무자들 "업무 가중으로 벼랑에 몰리는 듯"
조선대병원 노조, 총파업 이틀째 |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병원 떠난 전공의들 빈자리 메우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는데…, 파업으로 자리를 비운 동료들 몫까지 해야 해서 그야말로 이중고네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조선대병원 지부의 총파업 이틀째인 30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로비에서 만난 파업 미참여 조합원 김모(28) 씨는 "가중되는 업무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 2월부터 병원에 남아 이탈 전공의 수십 명을 대신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전날 보건의료노조 조합원까지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중고를 겪는다고 했다.
끼니를 때우거나 화장실에 갈 시간은 고사하고 생사기로에 놓인 중증 환자에 대한 조치를 제때 하지 못할 것이란 조바심마저 든다고 하소연했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6년 차 간호사인 김씨는 "필수 의료 인력으로 이탈 전공의·파업 참여 조합원의 공백을 막아내고는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진료 차질은 불 보듯 뻔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노조에서 건넨 생수를 황급히 들이켜며 병동을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보건의료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일터인 병동 대신 파업 현장으로 나온 조합원 박모(32) 씨는 임금 인상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병원의 대응에 분통을 터트렸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로 인한 진료 차질을 줄이기 위해 개인 연차까지 반납하며 고생한 간호사들에 대한 병원의 대우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노조 단체복으로 서러움의 눈물을 닦아낸 박씨는 "환자를 위해 대리처방이라는 불법 행위까지 해왔다"며 "이러한 희생의 대가로 임금 동결은 어이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건 조합원 모두가 알고 있다"며 "다만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임금을 조금이나마 올려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눈물 흘리는 의료진들 |
조선대병원 지부는 여러 차례 사측과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며 전날부터 조합원 300여명(병원 측 집계)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인상률 요구안을 6.4%에서 2.5%로 낮추며 사측에 교섭 재개 의사를 전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병원이 비조합원 근무 투입·근무방식 변경 등으로 파업에 대응해 의료 차질은 아직 빚어지지 않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환자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병원과 노조의 입장을 조율해 하루빨리 현 상황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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