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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30돌 맞은 5·18재단…‘미래 세대와 소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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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95년 1월20일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신평회관’ 1층에서 5·18민주화운동단체 관계자들과 김용태 내무장관, 조규하 전남지사, 강운태 광주시장 등이 5·18기념재단 사무처 현판식을 열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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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명예가 아니고 멍에이며, 채권도 이권도 아닌 채무이고, 희생이고, 봉사입니다.”



창립선언문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을 강조한 5·18기념재단(이하 재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기념사업, 왜곡 대응 등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지만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의 소통은 과제로 남았다.



재단은 “30일 오후 2시30분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기념식은 공로자 표창, ‘5·18기념재단 30년사’ 발간 보고, 기념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재단은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를 계기로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5·18 관련 단체들은 1993년 2월 ‘5월 문제 해결 5원칙’으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 회복, 배상 및 보상, 기념사업을 제시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공익 재단을 추진했다. 같은 해 5월13일 김영삼 대통령은 5·18기념일 제정, 망월동 묘역 성역화, 피해자 추가 보상 등이 담긴 ‘5·13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창립 초기 5명이었던 사무처 상근 인력은 현재 30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성과는 책임자 처벌, 왜곡 대응, 기록 연구, 기념사업 등이 꼽힌다. 재단은 설립 직후부터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는 공소시효 정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5·18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997년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17년형 등 신군부 처벌에 앞장섰다. 2017년에도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5·18을 왜곡하고 고 조비오 신부를 비방하자 형사고발해 전씨를 20여년 만에 법정에 다시 세우기도 했다. 광주시민을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한 지만원씨와도 수차례 민·형사상 법정 다툼에 나서 지씨에게 수억 원대의 배상금을 받거나 구속을 이끌었다. 2016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 2019년 홍콩 시위, 2020년 타이 시위 등에는 공권력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며 5·18 정신을 세계에 알렸다.



당면한 과제로는 조직 안정화를 제시했다. 올해 재단의 사업 예산은 35억원 규모다. 행정안전부가 31억8200만원, 광주시가 3억2150만원, 전남도가 1000만원을 지원했다. 각 사업에 대한 보조금이 대부분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온라인 왜곡 감시 인력은 1년 이내 단기 계약직으로 채우고 있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사회 전반에 등장하며 이들과의 소통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박진우 재단 사무처장은 “국가보조금은 고정적이지 않아 정권이 바뀌거나 정부 시책이 변할 때마다 인력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5월은 명예가 아니고 멍에이며, 채권도 이권도 아닌 채무이고, 희생이고, 봉사입니다.”



창립선언문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을 강조한 5·18기념재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기념사업, 왜곡 대응 등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지만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의 소통은 과제로 남았다.



5·18기념재단은 “30일 오후 2시30분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재단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기념식은 공로자 표창, ‘5·18기념재단 30년사’ 발간 보고, 기념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5·18기념재단은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를 계기로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5·18 관련 단체들은 1993년 2월 ‘5월 문제 해결 5원칙’으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 회복, 배상 및 보상, 기념사업을 제시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공익 재단을 추진했다. 같은 해 5월13일 김영삼 대통령은 5·18기념일 제정, 망월동 묘역 성역화, 피해자 추가 보상 등이 담긴 ‘5·13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같은 시기 2차 보상이 시작되며 5·18 피해자들은 보상금 중 5%를 갹출해 재단을 설립하기로 합의했고 이듬해 8월30일 출연금 3억1천만원으로 5·18재단을 설립했다. 초대 이사장은 고 조비오 신부가 맡았다.



5·18기념재단은 5·18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1994년 창립 초기 5명(상임이사·사무처장·총무부장·기획부장·직원)이었던 사무처 상근 인력은 현재 30명으로 늘었다. 기본재산은 기존 출연금에 1998년 국민 성금 52억원을 이관받았고 광주시 출연금, 후원금 등이 더해지며 지난해 말 기준 93억8200만원 규모다.



그동안 성과는 책임자 처벌, 왜곡 대응, 기록 연구, 기념사업 등이 꼽힌다. 재단은 설립 직후부터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는 공소시효 정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5·18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997년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17년형 등 신군부 처벌에 앞장섰다. 2017년에도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5·18을 왜곡하고 고 조비오 신부를 비방하자 형사고발해 전씨를 20여년 만에 법정에 다시 세우기도 했다. 광주시민을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한 지만원씨와도 수차례 민·형사상 법정 다툼에 나서 지씨에게 수억 원대의 배상금을 받거나 구속을 이끌었다. 2016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 2019년 홍콩 시위, 2020년 타이 시위 등에는 공권력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며 5·18 정신을 세계에 알렸다.



당면한 과제로는 조직 안정화를 제시했다. 올해 재단의 운영 예산은 34억원 규모다. 행정안전부가 31억8200만원, 광주시가 2억2150만원, 전남도가 1000만원을 지원했다. 사업 보조금이 대부분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온라인 왜곡 감시 인력은 1년 이내 단기 계약직으로 채우고 있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사회 전반에 등장하며 이들과의 소통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박진우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국가보조금은 고정적이지 않아 정권이 바뀌거나 정부 시책이 변할 때마다 인력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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