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7 (화)

이세원 감독 "동남아, 우리 토속 신앙 신선하게 봐" …'바리데기' GV 현장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형호 기자]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코노믹리뷰

오는 9월 4일 개봉하는 영화 <바리데기>가 지난 8월 22일 '씨네Q 신도림'에서 최초 유료 시사회 및 GV(관객과 대화)를 개최했다.

GV 행사에는 이세원 감독을 비롯해 지대한, 황설아, 황바울, 전지학 배우 등 주연 배우들이 참석했다. 또, 극중 가장 처음 등장하는 김서윤 배우도 <바리데기>를 응원 차 깜짝 방문해 함께 인사했다.

GV 진행은 ER 이코노믹리뷰 문화부가 맡았다.

이날 행사는 90% 이상의 좌석이 채워지며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또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모든 관객이 자리를 지킬 만큼 호응도가 높았다. 행사 종료 후에도 관객들은 영화관 로비에서 배우들과 셀카를 찍으며 아쉬움을 나눴다.

다음은 이세원 감독과 ER 이코노믹리뷰 문화부의 GV 일문일답.

Q. 리얼리즘 오컬트 호러 영화니까 드리는 공통 질문입니다. 내 영화지만 가장 무서웠던 장면 혹은 촬영할 때 가장 무서웠던 경험은?

황설아 배우와 대화할 때? (관객석 웃음) 농담이고요. (웃음)

제가 무서웠던 것보다 황설아 배우가 고생도 굉장히 많이 했고 무섭기도 했을 것 같은 장면은 있어요. 첫날 찍은 목욕 씬인데, 그때 피를 흘리면서 영과 마주치는 장면이에요. 가짜 피라고는 해도 그걸 다 뒤집어쓰고 새벽 3시까지 촬영을 했었습니다.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습니다. 그때가 황설아 배우에겐 가장 힘들고 무섭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Q. <바리데기>가 호러 팬이 많은 동남아시아 11개국 모든 나라에 선판매됐습니다. 9일에는 캄보디아 현지 개봉도 확정됐고. 어떤 점을 높이 샀을까요?

우선 말씀드리면, 촬영하면서 많은 고난이 있었고 그래서 제가 뜻하는 대로 다 되진 않았어요. 다만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준 작품입니다.

동남아시아에 선판매된 건 우리의 토속 신앙이나 이런 민속적인 부분을 굉장히 신선하게 봐줬던 것 같아요.

Q 제목을 <바리데기>로 지은 이유는?

지금 학생들 교과서에 '바리데기'가 나와요. 그래서 문학 작품으로 아는 분들도 계시던데, '바리데기'는 구전으로 내려온 전설입니다. 극중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한 그 이야기인 거죠.

또, 바리데기는 굿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지노귀굿(혹은 진오기굿)이라고 영혼을 달래주는 굿이 있는데, 그걸 지방에 따라 바리데기라고도 해요. 그리고 무당의 행위 또는 무당을 바리데기라고도 할 수 있어요.

영화 속 이야기로만 보면, 황설아 배우가 연기한 '수연'이 바리데기 전설의 바리공주를 대변하는 거죠. 그런데 수연은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요. 그래서 수연을 상징하기도 하고, 수연의 상태나 행동 자체가 무당의 이야기라고도 생각해서 바리데기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Q. <쉬리> 이관학 PD,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김윤수 촬영감독, <두사부일체> <번지점프를 하다> 원명준 조명감독 등 베테랑들이 참여했습니다. 게다가 박효진 분장팀장까지 공포영화 작업을 많이 한 베테랑 분들입니다. 그러니 촬영 현장은 잘 진행되었겠죠.

자, 진짜 질문은 이겁니다. 나이로 보면 이세원 감독이 막내입니다. 형들이 힘들게 하지 않으셨나요?

(웃음) 예. 제가 올해 50인데 막내더라고요. (관객석 웃음)

그리고 그분들이 저를 힘든 게 아니라 그 반대였죠. 예산이 빠듯해서 현장에서도 제대로 못 해드렸어요. 그래서 베테랑 분들인데도 신입 스태프들처럼 굉장히 힘들게 촬영했는데, 그런데도 정말 싫은 소리 한마디 안 하시고 너무 다 잘해주셨습니다.

여기 오신 이관학 총괄 PD님은 그 무거운 짐들 다 옮겨주셨어요. 저는 연출이지만 막내니까 당연히 하는 거고요. (관객석 웃음) 스태프들 전부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촬영할 때 무속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셨나요?

예.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무속 장면 촬영도 그렇고 마지막 장면도 그렇고 전부 다 실제 무인분들이 해주셨어요.

Q. 그래서 그렇군요. 굿 장면은 다른 영화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굿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무인께서 굿을 진행하시다가 신을 받거나 또는 조상이 실린다거나 이런 경우가 좀 있었어요. 빙의와는 좀 다른 게, 나도 모르게 걸리는 걸 빙의라고 하고 이 분들은 그런 건 아니니까 실렸다고 봐야겠죠.

여하튼 그 무인께서 갑자기 저한테 호통도 치시고, 또 저만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막 하셨어요. 그래서 '아, 뭔가 있긴 있구나. 저 세계가 있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죠.

Q. 감독님은 다큐멘터리부터 <바리데기>까지 무속 관련 영화를 계속 하셨고, 또 여러 무속인들과 함께 하셨을 테니, 저희보다는 진짜 무속인과 가짜 무속인에 대한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진짜냐 가짜냐는 아니고 제 나름 기준은 있어요.

우선 말씀드릴 게, 영화 대사에도 나오지만, 우리나라의 무속이 현재로서는 종교로 인정을 못 받아요. 법적으로는 무속업인 거죠. 사실 그게 좀 아주 애매해요.

제가 준비하면서 알게 된 건 실제로 굿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된다는 거죠. 그만큼 많은 지식이 있어야 굿을 할 수 있어요.

반대로 무당으로서 그런 걸 갖추지 않은 분들을 뵙기도 헸죠. 저도 계속 하다 보니까 굿거리 보면 이게 황해도 굿인지 경기도 굿인지 장단은 어디고 또 지금 테마는 뭐라는 것 정도는 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공부 안 하신 분들이 보이긴 해요.

물론 그분들이 가짜라고 제가 단정하는 건 아니고, 그래도 사람들을 위해 굿을 하는 분들이니까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공부를 끊임없이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Q. 영화에 무경들이 많이 나오던데 그것도 단순한 소품이 아니었겠네요?

예. 전부 조언 받아서 배치했습니다. 그 모든 무경에 대한 논문 자료를 안상경 박사님께서 전부 제공해주셨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작권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