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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소아마비 종식된 줄 알았는데…가자지구에서 25년 만에 환자 발생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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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프링] "가자지구 소아마비 백신 접종 위해 '인도적 휴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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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25년 만에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종식'된 질병이 전쟁 와중에 보건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다시 발생한 겁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는 소아마비 접종 계획을 세우고,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세계보건기구는 가자지구에서 소아마비 환자가 25년 만에 처음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생후 10개월의 압델-라흐만 아부 엘 제디안입니다. 아기가 갑자기 기어다니지도, 움직이지도, 일어서거나 앉지도 않아서 검사했더니, 소아마비 확진을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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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확진받은 생후 10개월의 압델-라흐만 아부 엘 제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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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 가자지구 어린이들은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쟁 발발 직전에 태어난 압델-라흐만은 가족이 피란길에 오르고, 계속 대피소를 옮겨 다녀야 했기에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습니다. 병원들이 공격받으면서 신생아 대상 접종은 거의 중단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몇 달 전부터 보건 시스템이 붕괴한 가자지구에서 소아마비 발병 가능성을 경고해 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자지구 내에서 마비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두 명 더 있어,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수백 명이 증상은 없지만 소아마비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 소아마비가 뭐길래



소아마비는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라는 수인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먹거나, 감염자의 분비물과 접촉해 감염됩니다. 바이러스가 말초신경계를 침범하면 운동신경계를 손상시키고 척수와 대뇌 등을 훼손해 하지 마비와 근육 위축을 유발합니다. 심한 경우 호흡기계 운동 신경이 파괴되고 호흡을 못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소아마비는 5살 이하 아동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에서는 '소아' 마비라고 불리지만, 성인도 소아마비에 걸릴 수 있고, 성인에게 발병했을 때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그래서 '폴리오'라는 병명을 많이 쓰는 추세입니다.

소아마비는 1955년과 1961년 개발된 백신 덕분에 발생률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한국에서도 1960년대까지 소아마비 환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백신 접종 이후 환자가 크게 줄어들었고, 1983년 5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져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는 지역을 '소아마비 종식 지역'으로 선언합니다. 우리나라도 소아마비가 종식된 지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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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현재 소아마비 유행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정도이지만, 가자지구처럼 전쟁으로 보건 시스템이 파괴된 곳에서도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합니다. 심지어 소아마비 종식 선언 지역에서도 간혹 신규 환자가 나타나 보건 당국을 긴장하게 하는데요, 실제로 2019년 소아마비 종식 지역이었던 말레이시아에서, 그리고 2022년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하수도 검사 결과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소아마비는 발병하고 나면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아마비를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하고 2004년부터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생후 2, 4, 6개월 총 3회 기초 접종을 받고 4~6세에 추가 접종 1회를 받습니다. 국내에서 신규 소아마비 환자가 보고되지 않는다고 해도 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10세 미만을 대상으로 경구용 소아마비 신약인 백신 2형(nOPV2)을 투여하는 접종 계획을 세웠습니다. 유엔은 오는 31일부터 64만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할 계획입니다. 이미 12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이 가자지구에 도착했으며 앞으로 40만 회분이 더 공급될 예정입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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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쟁 중 계속되는 대피령으로 어린이와 그 가족들이 계속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의료팀이 접종 대상 어린이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 대피령을 수시로 발령하면서 현지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을 봉쇄하고, 공습 대상 지역에 민간인 대피령을 내리고 작전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번 달 19일부터 24일까지 5차례나 새로운 대피령을 내렸을 정도입니다. 가자지구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한 대피시설도 없는 곳으로 수시로 옮기라고 하는 건 국제인도법에 반하는 '강제 이주'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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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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