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작·유포 철저히 추적…아동 대상 범죄 엄격 대응"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딥페이크 관련 대화 |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인 또는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사진을 합성해 만든 딥페이크(Deepfake) 허위영상물 기반의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달 2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7개월간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시·도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단속을 벌여 딥페이크 제작부터 유포까지 철저히 추적·검거할 계획이다.
또한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분석, 국제공조 등 수사에 필요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딥페이크 대상이 아동·청소년일 경우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므로 더욱 엄격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현행법상 딥페이크 성착취의 피해자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가 적용돼 문제 영상을 소지·시청하면 1년 이상의 징역, 제작·배포할 경우 최소 징역 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된다.
성착취물 피해자가 성인이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 영상물 등의 반포 등)에 근거해 제작·반포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영리 목적까지 확인될 경우 처벌 수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다.
'딥페이크 성범죄' 7개월간 집중단속…학교 첩보수집 강화 (CG) |
경찰은 딥페이크 성범죄 위협이 커진 데 대해 "합성을 위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함께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 검색만으로 딥페이크봇 등에 접속해 허위 영상물 등을 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SNS에서 참여자들끼리 특정 지역 및 학교의 공통 지인을 찾아 그 지인을 대상으로 허위 영상물을 공유하는 일명 '겹지방'이 운영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범행 수법이 구체화·체계화되고 있어 시급히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경찰이 집계한 허위 영상물 등 범죄 관련 발생 건수는 2021년 156건,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계속 늘었으며 올해 들어 7개월간 297건으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딥페이크 제작이 쉬워지면서 청소년들의 범행이 특히 늘고 있다.
허위 영상물 등 범죄 혐의로 입건된 전체 피의자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5.4%, 2022년 61.2%에서 2023년 75.8%로 커졌다. 올해 1∼7월은 73.6%로 역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응해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범죄첩보 수집, 경각심 제고를 위한 사례 중심 예방 교육·홍보 등의 활동을 병행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딥페이크 성범죄는 피해자의 인격을 말살하는 중대한 범죄로, 발본색원해 국민 불안감을 불식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디지털성범죄 급증으로 필요성이 다시 대두된 '위장수사 확대'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미성년자 대상 디지털성범죄에 대해선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근거해 경찰이 위장수사를 할 수 있지만, 성인 성 착취물 등에 대해선 법적 근거가 없어 위장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위장수사 범위를 성인 대상 범죄로까지 확대할 경우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의 유통경로로 활용되는 텔레그램의 폐쇄성과 더불어 피해자를 성인과 미성년자로 구분하기 어려운 수사상 한계까지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지난 7월 신분 위장 등을 통해 경찰이 성인 대상 디지털성범죄를 수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향후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남용 방지책 등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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