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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돈줄 막힌다, 막차 올라타자”…일주일새 2.7조 급증한 주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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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주담대 6.8조 늘어
역대 최고치 7월 기록 눈앞
4년간 18차례 끌어올린 금리
최근 두달새 22차례 올렸지만
DSR·LTV 강화없인 ‘한계’ 지적도


매일경제

26일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8.26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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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금리)’ 중심의 은행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은행은 최근 두달간 22차례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끌어올렸고, 이는 최근 4년간 인상 횟수 18차례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이달 들어 23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은 6조 8171억원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달 기록(7조 5975억원)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다음달 대출 규제 강화 전 ‘막차 수요’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당분간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최근 일주일(8월 19일~23일)동안 2조 6693억원 늘었다. 8월 첫 주(7월 29일~8월 2일) 7235억원이었던 주담대 증가액은 둘째주(8월 5일~9일)에는 1조 5688억원, 셋째주(8월 12일~16일)엔 1조 8555억원 늘어 그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들어 23일까지 늘어난 5대 시중은행에서 늘어난 주담대는 6조 817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증가폭을 경신을 눈앞에 뒀다.

5대 시중은행 주담대가 좀 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금리인상에 집중했던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5대 시중은행은 7월에만 10차례, 8월에만 12차례 주담대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는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을 전후해 시중은행이 단행한 금리인상 횟수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횟수는 18차례에 머물렀다. 신한은행은 최근 4년간 4차례 금리를 인상했는데, 최근 두달간 인상 횟수만 7차례에 달한다.

문제는 이달 말까지 주담대의 막차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은행 창구에서는 다음달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시기를 앞당기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 창구에 전화해 매매계약 체결 시점에서 적용되는 금리를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이러한 문의가 실제 대출까지 이어진다면 두어달 뒤 향후 주담대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인상에 대한 효과가 반감된 것으로 진단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려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리가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예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등 금융당국의 비율 규제가 강화되지 않으면 민간은행의 대출 관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대출 규제 유예를 둔 것도 막차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내달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예고하면서 오는 31일 주택매매 계약분까지는 추가 대출 규제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수도권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금리를 올린다고는 하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9월부터 수도권에 더 강한 대출 규제를 적용한다는 소식에 계약일을 앞당길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도 일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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