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지난달 17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주거지 잔해 속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가자지구=신화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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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또다시 발을 뺐다. 가자지구·이집트 사이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문제를 두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회랑'에서 자국 군대를 철수하겠다던 말을 일방적으로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휴전 시작 시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가는 피란민들을 검문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며 "우리는 합의 사항을 철회하거나 새로운 조건을 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미국 측 발표도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하마스는 이 같은 입장을 중재국 이집트에 전달한 뒤, 휴전 협상이 열리고 있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대표단을 철수시켰다. 하마스는 지난 24일 카이로에서 재개된 가자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협상 진전 상황을 듣겠다'는 이유로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한 상태였다.
이번 휴전 협상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의 중재로 카이로에서 이틀간 열렸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특히 필라델피 회랑을 둘러싸고 '병력 주둔'을 고집하는 이스라엘과 '철수'를 요구하는 하마스 사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길이 약 14㎞의 필라델피 회랑을 하마스의 무기 반입 통로로 지목, 올해 5월부터 군을 투입해 이곳을 장악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부 구간 철군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로 가는 불법 무기 차단'을 명분으로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하마스 또한 영구 휴전과 더불어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를 협상 조건으로 고집하고 있어 양측 입장 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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