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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아침 ‘과일과 우유’→점심 ‘커피와 샐러드’→저녁 ‘잡곡밥’…“쌀 소비량 역대 최소 이유있었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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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0대 직장인 김모(여) 씨는 평소 탄수화물을 피한 식사를 한다. 새벽 운동 후 아침에는 과일과 삶은 달걀, 우유 등으로 가볍게 하고, 점심은 커피와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즐긴다. 퇴근 후 저녁은 콩과 곡물, 애호박, 당근, 밤 등을 넣은 잡곡밥에 김치와, 두부 요리, 장조림 등을 즐겨 먹는다. 김씨는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기피하는 영양소는 단연 탄수화물이다”며 “건강 관리를 위해 쌀밥과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고 했다.

# 2. 50대 직장인 최모(여)씨도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줄인 지 오래다. 특히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간헐적 단식’을 몇년전부터 지켜오면서 아침을 거르고 이른 점심으로 과일 요거트와 카푸치노 또는 까페라떼, 간단한 잡곡빵을 즐겨 먹는다. 최씨는 “요즘은 김밥도 쌀이 들어가지않는 메뉴가 있어서 외식을 하더라도 탄수화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했다.

세계일보

산지 쌀값이 지난해 10월보다 한 가마당 4만 원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쌀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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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 변화로 올해 쌀 소비량이 역대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쌀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산지 쌀값이 계속 하락해 농가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6.4㎏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62년 이래 가장 적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먹은 쌀은 154.5g이다. 밥 한 공기를 짓는데 쌀 100g이 들어간다고 보면 국민 1인당 하루에 밥을 한 공기 반씩 먹은 셈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2019년 59.2㎏로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집밥’(집에서 먹는 밥)하는 사람이 많았음에도 각각 57.7㎏, 56.9㎏으로 계속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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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과점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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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인당 쌀 소비량 56.4㎏은 30년 전인 1993년(110.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쌀 소비 감소는 식생활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침밥을 안 먹는 등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고, 한 번에 먹는 밥의 양도 적어져 쌀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맛도 면, 빵, 육류 등을 찾는 쪽으로 바뀌었다.

실제, 지난 2022년 국민 1인당 3대 육류(돼지·소·닭고기) 소비량은 58.4㎏로, 쌀(56.7㎏)을 넘어섰다.

즉석밥 등 가공식품, 떡, 술을 만드는 데 쓰는 가공용 쌀은 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양이 집밥용 쌀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지금과 같은 쌀 소비 감소세를 상쇄하기는 어렵다.

올해도 쌀 소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산지 쌀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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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강원 양구군 양구읍 학조리에서 열린 ‘자연중심 양구 오대쌀 첫 벼 베기’ 행사에서 서흥원 군수와 농민 박봉화 씨가 지역 첫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양구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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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쌀값은 지난 15일 20㎏에 4만4435원으로 열흘 만에 184원(0.4%) 하락했다. 한 가마(80㎏) 가격은 17만7740원으로 정부가 약속한 2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5일 20㎏당 5만4388원, 가마당 21만7352원에 각각 거래된 이후 10개월 연속 내림세를 면치 못하면서 약 4만원(18%) 하락했다.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하락이 이어지자 농민단체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오는 27일 국회 앞에서 쌀 수급 안정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기로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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