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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로봇이 온다

안면인식 기반·로봇경찰 관리… 알리바바 항저우 본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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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초대형 업무단지 4만여명 근무

스마트·친환경 시설 C캠퍼스 언론 공개

알리익스프레스 등 전자상거래업체 집합

DLJ 물류센터 ‘번개 분류’ 기계 시스템

수작업보다 6~7배 빨라… 해외배송 혁신

항저우는 9세기부터 237년 동안 14명의 옛 중국 왕조 황제가 수도로 삼았던 2000년의 고도(古都)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긴 역사가 남긴 옛이야기들로 오랫동안 ‘전통 관광도시’로 통했다. 역사의 도시였던 항저우가 ‘스마트 시티’로 탈바꿈한 건 1999년 마윈이 항저우의 20평짜리 아파트에서 동료들과 함께 알리바바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지난 2일 찾은 항저우는 ‘알리바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곳 사람들은 지갑을 꺼내 드는 대신 ‘알리페이’로 결제하며, 알리바바그룹의 기술기반 슈퍼마켓인 ‘허마센셩’ 앱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해 30분 이내로 배송을 받고, 대학에서는 배송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당나귀’라는 이름의 로봇이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소포를 전해 준다. 호텔에서 고객은 카드키 대신 안면인식으로 객실과 부대시설을 이용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생수와 수건, 배달 음식을 나르는 건 모두 로봇의 몫이다.

세계일보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그룹 시시 캠퍼스 전경.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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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와 물류사업부인 차이니아오를 제외한 알리바바의 모든 사업부가 들어서 있다. ‘시시 캠퍼스’라고 불리는 거대한 업무단지는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를 꿈꾸는 알리바바그룹의 전초기지이자 심장부다.

총 A·B·C 세 구역으로 나뉘는 시시 캠퍼스는 상하이 등 다른 캠퍼스와 비교해도 가장 큰 규모인 약 400만㎡에 달하며, 4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C캠퍼스는 지난 5월10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새로 문을 열었다. 보안에 철저하고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알리바바가 이례적으로 캠퍼스를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캠퍼스에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신기술을 적용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직원들은 언제든지 업무 메신저 앱인 ‘딩딩’을 통해 에어컨이나 조명을 조종할 수 있으며, 자판기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는 얼굴을 비추기만 하면 무선식별장치(RFID), 상품 인식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자동 결제한다.

넓은 캠퍼스를 관리하는 것도 로봇이다. AI 기술로 개발한 경찰, 청소, 안전 로봇들이 돌아다니면서 건물을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로봇 경찰’은 외부인이나 캠퍼스 내 위험 상황을 감지해 보안센터에 신고한다. 직원들을 만나면 스트레스 수치나 건강상태를 체크해 휴식 등을 권유하기도 한다.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충전소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하고, 한 번 충전으로 5시간씩 캠퍼스 내를 순찰한다.

이곳 C캠퍼스는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알리바바닷컴, 라자다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속한 알리바바인터내셔널(AIDC)이 있는 곳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 활용할 첨단기술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시시 캠퍼스에서 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차이니아오 DLJ 물류센터도 알리바바그룹 기술 개발의 결과다. 물류 혁신을 이뤄 커피 한 잔 값으로 글로벌 배송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날 방문한 물류센터에서는 이른바 ‘번개 분류 시스템’을 장착한 기계 7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직원들이 넣은 상품을 소비자별로 상품을 분류해 하얀 바구니에 담아내고 있었다. 기계 한 대가 한 시간에 최대 4000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사람이 손으로 작업하는 것보다 6∼7배 빠른 속도다. 디지털신분증 역할을 하는 RFID를 통해 물품을 식별해 실시간으로 재고는 물론 생산과 유통상태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차이니아오 관계자는 “‘번개 분류’를 통해 수작업으로 인한 낮은 효율과 높은 오류를 개선했다”며 “이를 통해 합포장 효율을 4배 이상 향상시켰고, 최근 폭증하는 해외 직구 주문 물량을 빠르고 정확하게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저우=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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