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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용인서 초4 남학생 5명이 장애 여학생 집단 성추행…가해 부모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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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벌칙으로 피해 학생 성기 만지게

피해 학생은 뇌 병변·언어 장애 있어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남학생 5명이 언어장애를 가진 여학생 1명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지난 4~5월 뇌 병변과 언어장애가 있는 피해 학생을 여러 차례 집단 추행했고, 이를 파악한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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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 부모 A씨는 전날 JTBC에 "가위바위보 놀이를 해서 벌칙이 여러 가지 있었다고 한다"며 "저희 아이 성기를 만지고 오는 게 강도 높은 벌칙이었나 보다"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 학생은 교사 바로 앞자리에 앉는데도 대담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학교 측이 자녀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로부터 "(가해) 아이들 접근 금지 신청하겠냐"는 전화를 받고 뒤늦게 딸이 당한 일을 알게 됐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알려주지 않아 A씨는 경찰로부터 피해 사실을 들어야 했다. 앞서 학교 측은 "성 사안의 경우 경찰 신고부터 해야 한다"며 A씨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을 분리 조치하지 않고, 가해 학생들에 대해 일시적으로 등교를 정지시켰다. 이후 열린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가해 학생들은 여러 번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구들이 시켜서 억지로 그랬다'며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겼다. 더구나 일부 학생은 "○○이(피해 학생)가 말을 못 하는 아이라서 안 이를 줄 알았다"는 말까지 했다.

학폭심의위는 ▲여러 학생이 성적인 신체 접촉을 하기로 공모했고 언어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에 대해 '심각성 보통' ▲4월과 5월 가해 행위를 반복한 것에 대해 '지속성 낮음' ▲장난으로 생각해 피해 정도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고 피해 학생이 장애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해 '고의성 낮음'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반성하고 있고 진정성 있는 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반성·화해 정도 높음' 등이라 판단해 가해 학생 5명에게 만장일치로 '학교봉사' 처분을 내렸다.
가해 학생 부모 "장난인데 왜 일을 크게…"
가해 학생 부모들은 자녀들이 저지른 성추행 횟수를 줄여 말하거나, 학교에 장애 학생이 있는 줄 몰랐다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일부 가해 학생 부모는 JTBC에 "장난으로 시작한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학교에서 피해 학생이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피해 학생을 놀리거나 만지지 말라고 했다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피해 학생은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2차 피해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은 해당 사건에 대해 가해 학생과 학교 측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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