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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저가 로봇의 습격"...日·中 '출혈경쟁'에 국내 로봇 산업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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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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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해외 저가 공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의도적으로 가격을 대폭 낮추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업계가 해외 저가공세에 맞서기 위해 업계 차원의 반덤핑 제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중국 업체들의 산업용 로봇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중국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의 최대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 현장을 주요 타깃으로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발주한 산업용 로봇 입찰에서 각각 일본의 화낙(Fanuc)과 중국의 쿠카로보틱스(KUKA)가 저가 입찰을 통해 수주에 성공했는데, 이들 업체들은 중형모델 기준 현지판매 가격 대비 28%~44% 저렴한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4년 저가의 일본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이 대량 유입돼 국내 로봇 시장이 크게 흔들린 사례도 있다. 당시 일본 업체들은 기존보다 20% 이상 가격을 낮춰 대규모로 로봇을 수출했고 이는 국내 업체들에 큰 위협이 됐다. 이에 대응해 재정경제부는 일본산 다관절 산업용 로봇에 대해 2005년 4월부터 5년간 4.51%~10% 수준의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했고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은 빠르게 안정됐다.

세계 각지에서 로봇 도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로봇 산업에서 압도적인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신규 배치된 로봇과 관련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3%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은 지난 2022년 29만 258대에 달하는 산업용 로봇을 새롭게 설치했다. 전년 대비 5% 수준의 증가지만 지난 2020년 대비 크게 57% 증가한 2021년 기록보다 많은 로봇이 설치됐단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22년 로봇 설치 수가 9% 증가한 5만 413대로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에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3만 1716대에 달하는 로봇이 새롭게 도입됐으며 이는 4년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한계 성장을 보였다.

글로벌 로봇 시장 성장은 향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332억달러에서 2026년 741억달러까지 연평균 17.4%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 로봇산업의 전망은 장밋빛 미래만 있지는 않은 것으로 염려된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태동하고 있는 로봇산업에서 외산 로봇의 저가공세로 인해 국내 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향후 성장하는 로봇 산업에서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 말했다.

해외 업체의 저가공세 앞에 HD현대로보틱스를 비롯해 국내 업체들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난이 심화될 경우 국내 로봇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적극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의 불합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 개입이 필요하다"며 "해외 업체들의 부당한 판매 행위를 제재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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