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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텔레그램 창업자 두로프, 프랑스에서 체포…‘범죄 방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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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4일 프랑스에 입국하다가 체포된 텔레그램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인 파벨 두로프가 지난 2016년 2월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세계총회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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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기능이 강력하지만 범죄의 온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39)가 프랑스에서 전격 체포됐다.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는 2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외곽 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아에프페(AFP) 등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전용 비행기로 프랑스로 입국했다가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프랑스 사법 당국 관계자들에게 체포됐다.



텔레그램은 강력한 보안 기능으로 옛 소련권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메신저 서비스다. 텔레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9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고 올해 사용자가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을 이용한 돈세탁, 인신매매, 밀수, 아동음란물 등과 관련한 범죄를 규제하지 않고 수사 당국에 협조를 하지 않지 않은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언론들은 수사 당국이 텔레그램이 범죄 활동을 규재할 관리자를 두지 않아서, 텔레그램에서 범죄 활동이 제재 없이 계속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인 니콜라이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2013년 출시한 서비스다. 이들은 2014년에 자신들이 설립한 브깐딱쩨(VK) 소셜미디어에서 반정부 커뮤니티들을 폐쇄하라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는 러시아를 떠나 두바이에서 근거지를 두고 사업을 해왔다. 체포된 파벨 두로프의 자산은 151억달러에 달하며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부유한 외국인이라고 포브스는 평가했다. 파벨 두로프는 2021년에는 프랑스 국적을 획득했다.



그의 체포에 대해 텔레그램 쪽이나 프랑스 당국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



텔레그램은 강력한 보안 기능과 당국에 대한 비협조로 전 세계에서 사생활 및 통신자유 보호를 위한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각종 범죄활동의 온상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범죄인 이른바 ‘엔(N)번방’ 사건이 지난 2019년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고, 이후에도 텔레그램을 이용한 각종 성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텔레그램은 양쪽 전쟁 당사자들의 일방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선전선동의 온상으로도 지목됐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은 전 세계 각국 정부의 수사 당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왔다.



두로프는 일부 정부가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으나, 텔레그램은 “지정학의 플레이어”가 아니라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언론인 터커 칼슨과 회견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명령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지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금이나 비트코인 외에는 부동산이나 제트비행기, 요트 등 재산이 없다며, 이는 자유롭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하일 울랴노프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국제적인 정보 공간에서 다소 눈에 띄는 역할을 하면, 전체주의적 사회로 가는 국가들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며 프랑스의 두로프 체포를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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