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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1만 4000원 영화 티켓’ 누가 얼마나 가져가나 [미드나잇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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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표 값 비싼 이유, 배우 몸값이 비싸서?

2년 동안 40% 오른 뒤 요지부동

최근 최민식 발언으로 논란 가열

제작사·극장 약정 비율 따라 배분

코로나 여파 서로 “힘들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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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푯값 논란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배우 최민식이 푯값이 많이 올라 시민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됐다고 발언하면서다.

글로벌 가격 비교 플랫폼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 티켓값은 11.25달러로 96개국 중 27위다. 미국은 14달러, 일본은 12.31달러이다. 하지만 GDP 대비 티켓값 비중을 보면 한국은 0.033%로 미국(0.016%)을 앞선다.

이에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최민식에 “팬데믹 중에 영화관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는데, 최민식은 출연료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나”며 반박했다. 임대료가 오르고 최저임금이 상승하는 등 비용 상승과 관객 감소로 수익성이 많이 줄었는데, 최민식의 발언은 마치 극장이 독과점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는다는 취지다.

영화 푯값은 부가세와 폐지를 논의 중인 영화발전기금을 제외한 금액을 극장과 제작 및 투자사가 나눠 갖는다.

예를 들어 관객이 영화 티켓을 1만원에 구매했다면 부가가치세 10%, 영화발전기금 3%에 해당하는 1300원이 세금이다. 약 8700원을 가지고 극장과 제작사가 나눠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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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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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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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과 제작사가 배당받는 비율은 각기 다르지만, 4대 6이나 5대 5 내외로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씩 나눈다고 가정하면 극장은 4350원을 가져가고 제작사는 4350원을 가져간 후 다시 투자사와 이를 배분하게 된다.

시민들은 영화 푯값이 비싸다고 호소하고 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의 티켓값은 평일 기준 1만4000원이다. 2020년 1만원이었단 영화표는 불과 2년 새 40% 오른 뒤 한 번도 내리지는 않고 있다.

반면 극장과 제작사는 푯값이 올랐음에도 서로 “사정이 좋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이들의 갈등도 심각하다. 영화인연대는 멀티플렉스 체인 스크린 점유율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3사를 겨냥해 “극장 3사가 티켓 매출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깜깜이로 불공정한 정산을 하고 있다”며 “각종 할인을 통해 판매된 실제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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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영화관이 영화를 관람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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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절 극심한 손해로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3사의 지난해 통합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4%에 그쳤다. 그마저도 해외 상영관이 많은 CGV만 흑자를 봤고, 주로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지난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국상영발전협회는 “극장은 코로나19 기간 극심한 관객 감소로 1조원대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영화관의 재무적인 어려움이 커지면서 외부에서 자본 조달 시 금리 또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며 “영업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자비용을 충당하고 나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인연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영화인연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통신사·카드사로부터 실제로 보전받는 금액은 배급사와 공정하게 정산,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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