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모(37)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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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살인과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37살 백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달 29일 밤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일본도를 이웃 주민의 얼굴과 어깨 등에 10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해당 일본도는 날 길이 약 75㎝, 전체 길이 약 102㎝였습니다.
백씨는 약 3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정치와 경제 기사를 접하다 지난해 10월쯤부터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망상에 빠졌습니다. 그러다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마주치던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백씨는 지난 1월 일본도를 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지 허가를 받기 위해 장식용으로 허위 신고를 하고, 도검 소지 사실을 감추기 위해 골프 가방에 넣어 다녔다고 합니다. 일본도를 쓰기 위한 연습용 목검도 추가로 구매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백씨의 인터넷 검색 내용과 일과를 기록한 일지 등을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된 이상동기 범죄라고 봤습니다. "(백씨는) 망상이 범행동기로 작용했을 뿐 행위의 내용과 결과, 그에 따른 책임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심신 미약 상태는 아닌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이상동기로 인해 중대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자 유족의 장례비와 생계비, 학자금 등을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백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나'라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엔 이해하기 힘든 말을 쏟아냈습니다. 백씨는 "나라를 팔아먹은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이 일을 했다"며 "심신 미약이 아니다. 멀쩡한 정신으로 (범행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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