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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일본 전역에 한국어 교가…고교야구 성지 정복한 교토국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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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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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일본 효고현 니사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결승전에서 교토국제고가 간토다이이치고를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교토국제고는 1999년 창단 이래 첫 고시엔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고시엔은 1915년부터 대회를 시작해 올해 106회째를 맞은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다.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의 '프로 입단 등용문'으로 알려진 이 대회에서 한국계 고등학교가 야구부 창단 20여 년 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이날 교토국제고의 선발투수는 좌완투수 나카자키 류세이였다. 상대팀인 간토다이이치고도 좌완 투수 하타나카 테츠신을 선발로 내세웠다.

교토국제고는 5회 초에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1번 가네모토 유고가 내야 땅볼을 치며 기회를 놓쳤다. 6회에도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어진 6회 말엔 위기를 맞았다. 2사 상황에서 상대 팀 타자가 출루하고 도루해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후속 타자가 투수 앞 땅볼을 치며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했다.

팽팽하게 이어진 승부는 9회 말이 지나도 가려지지 않자 10회 승부치기로 돌입했다. 승부치기는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주자를 1, 2루에 두고 공격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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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백승환 교장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토국제고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교 2-1로 꺾고 우승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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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초 교토국제고는 9번 나카자키 류가 좌전 안타를 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밀어내기(볼넷)로 득점했다. 그리고 후속 타자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다. 이어진 타자는 득점하지 못했다.

10회 말 간도다이이치고도 상대 실책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2루 땅볼로 1점을 내 추격했다. 하지만 교토국제고 투수는 후속 타자들을 땅볼, 삼진으로 잡아내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번 승리로 일본 전역에는 한국어로 된 교토국제고의 교가가 울려 퍼졌다. 고시엔은 16강 이후부터 경기를 마칠 때 승리한 고교의 교가를 틀어주는 전통이 있고, NHK는 이를 전국에 중계한다.

교가 가사 중에 "동해", "한국의 학원" 등 표현이 있어 일본 극우세력들이 이에 반발해 학교에 항의 전화를 하고, NHK는 자막에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기재해 논란이 됐었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로는 처음 고시엔 결승에 오르면서 국내에서도 교토국제고에 많은 응원을 보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고, 결승전 현장에는 진창수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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