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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교토국제고 감독 깨운 것은…한국인 유학생 ‘헝그리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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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교토국제고 야구 선수들이 지난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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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본 교토국제고교가 여름 고시엔이라고 불리는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르면서, 교토국제고를 지난 20년 가까이 지도하며 결국 팀을 고시엔 결승까지 끌어올린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과 한국인 선수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고마키 감독은 지난 3월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본격적으로 지도하게 된 계기는 “한 한국인 유학생 선수와의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고마키 감독은 대학 졸업 뒤 은행에 취직했다가, 지인 소개로 “주말만이라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교토국제고 야구부 연습을 도왔다. 2007년에는 은행을 그만두고 이 학교 야구부 정식코치 그리고 이듬해 감독이 됐다. 당시 고마키 감독 나이가 24살이었다. 주위에서 “다른 학교도 있는데 왜 굳이 교토국제고냐”, “야구를 가르치고 싶은데 (지금은 학생들이) 야구도 못하지 않냐”며 반대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야구부 실력은 형편없었고, 한두 명이라도 제대로 된 선수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만난 학생이 신성현이라고 한다. 신성현은 고등학교 때 일본 유학을 온 교토국제고 출신으로 2009년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입단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고양 원더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에서 뛰었고 지난해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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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이 열리는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의 모습. 니시노미야/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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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키 감독은 ‘헝그리 정신’이 있는 학생 선수가 절실했는데 신성현이 그랬다. 고마키 감독은 “신성현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지도자가) 더 많은 것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신성현에게 인상 깊었던 것은 경기력 자체보다 ‘일본에서 프로가 되어 돈을 벌어야겠다’는 헝그리 정신이었다”고 말했다. 혹독한 연습을 마다치 않았고, “이 정도 해서는 프로가 될 수 없다”고 다그치면 ‘스위치’가 켜질 정도로 투지가 강했다는 것이다. 신성현이 2008년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입단했고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뛰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키 감독은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지금은 은퇴한 황목치승, 정규식도 교토국제고 출신이다. 제주도 태생이지만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생인 황목치승은 이 학교 야구부가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 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이후 일본에서 아시아대학을 거쳐 사회인야구팀인 세미가와팀 등을 거쳤다. 이후 한국에서 프로야구 엘지 트윈스에서 뛰다가 현재는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규식 역시 일본에서 프로 야구 선수 생활을 못했지만, 한국에서 독립리그를 거쳐 엘지 선수로 활약했다.



니시노미야/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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