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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영화 ‘터미널’ 현실판… 2년째 칠레 공항서 먹고 자는 男,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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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이티 국적의 남성 조셉이 카트에 짐을 싣고 공항을 서성이는 모습. /jennyguzmanm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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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발 묶여 어느 곳으로도 떠나지 못하는 남자의 사연을 담은 영화 ‘터미널’의 현실판이 등장했다. 칠레 공항에서 숙식하며 2년째 머물고 있다는 아이티 국적 남성 조셉(44)의 이야기다.

22일(현지시각) 비오비오칠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셉은 2022년부터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에서 지내고 있다. 이 사정은 최근 한 틱톡 영상을 통해 알려지게 됐는데, 영상에서 그는 “떠나고 싶지만 비행기표를 살 돈이 없다. 이곳에서의 삶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조셉은 2016년 건설 업계 직장을 찾으려 칠레에 처음 입국했다. 이후 현장에서 5년여간 열심히 일했지만 결국 정리해고를 당했고 설상가상으로 현지 신분증과 관련 서류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그 뒤로 새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던 그는 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됐다.

조셉의 유일한 수입원은 공항 이용자들에게 받은 구호품이나 소정의 기부금이다. 그는 “(아이티) 여권은 가지고 있다. 우선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멕시코로 가는 게 목표”라며 “하지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조셉이 원하는 항공권 가격은 40만 칠레 페소(약 58만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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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4년 작 ‘터미널’(The Termina) 속 주인공 ‘빅터’(톰 행크스)의 모습. /네이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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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상을 본 현지 네티즌들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4년 작 ‘터미널’(The Terminal)과 조셉의 사연을 비교하며 관심을 보였다. 작은 카트에 짐을 싣고 공항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영화 속 주인공 ‘빅터’(톰 행크스)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빅터는 고국 내 갑작스러운 비상사태로 인한 비자 취소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돼 공항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거짓말 아니냐” “정신적 문제가 있거나 단순 부랑자일 수도 있다” 등의 의심을 보내기도 했다. 조셉의 상황은 칠레 주재 아이티 대사관에 전달됐으며, 현재 영사 조력 적용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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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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