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8층서 뛰어내린 2명, 에어매트 뒤집혀 숨져…“타는 냄새 나니 바꿔달라”던 그 객실서 발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천 9층호텔 8층서 불…7명 사망-12명 부상

스프링클러 없어….유독가스에 피해 커져

사망자 대부분 8~9층 계단·복도서 발견

동아일보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화재로 24시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24.8.23/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해당 호텔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9분경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소재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불이 났다.

당시 호텔에는 27명의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신속하게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7명이 숨졌다. 사망자 7명은 모두 내국인으로 20대 남성 1명, 여성 2명, 3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1명 50대 남성 1명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투숙객 대부분은 8~9층 계단과 복도 등에 발견됐고, 8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투숙객 2명은 결국 숨졌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지만 처음 한 명의 구조자가 뛰어내린 뒤 에어매트가 뒤집혔다”고 전했다.

3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중상을 입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다른 투숙객 9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810호에 내부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와 함께 발생한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에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화재가 발생하기에 앞서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말과 함께 객실을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오후 11시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24.8.22/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호텔의 64개 객실 모두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호텔은 2003년에 건축이 완료됐다. 지난 2017년 개정된 건축 소방법에 따르면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별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곤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진 않기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신고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오후 7시 43분경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오후 7시57분경 ‘대응 2단계’ 경보령을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인력 153명과 펌프 차량 등 장비 46대를 동원해 이날 오후 10시26분경 화재를 진압했다.

당국은 화재 발생 당시 건물 내 다른 투숙객 또는 내방객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물 내 정밀 수색을 벌이는 한편, 출입구 등의 폐쇄회로(CC)TV 영상 또한 살펴볼 예정이다. 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