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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캐나다 철도 결국 멈췄다··· 북미 '물류 차질'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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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 결렬에 철도 전면 폐쇄

무디스 "하루 3300억 손실 볼 것"

연방 정부 중재 한계···장기화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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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철도노조(TCRC)가 노사 협상이 결렬된 후 대대적인 파업에 돌입하면서 북미 지역의 물류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양대 철도 업체인 캐나다국영철도(CNR)와 캐나다태평양철도(CPKC)는 22일 0시(현지 시각)부터 철도를 전면 폐쇄했다. CNR 측은 파업 직전 성명을 통해 “사측은 파업을 피하기 위한 최종 협상안은 물론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등의 내용을 담은 제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폴 바우처 철도노조위원장 역시 즉각 성명을 내고 “합의 도출의 주요 장애물은 노조의 제안이 아닌 사측의 요구였다”며 “사측은 경제 전체를 위태롭게 하더라도 수익을 늘리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캐나다 전국 철도망의 80%가 멈추는 대규모 파업으로 인해 농산물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북미를 잇는 공급망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파업으로 캐나다가 하루 3억 4100만 캐나다달러(약 3354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캐나다 공장들이 업무를 감축하거나 문을 닫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캐나다의 무역 관계가 장기적인 손상을 입고 신뢰에도 금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와 철도 노선이 하나로 연결된 미국 경제가 연쇄적인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양국 간 철도 운송 규모는 총무역(3824억 달러)의 14%를 차지했다. 농산물 운송이 특히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에 282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공급하며 3위 수출국에 올랐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을 향하는 필수 품목들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2위 철도 업체의 동시 파업에 궁지에 몰린 캐나다 농업·산업계는 연방정부에 중재 역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친(親)노동 성향의 신민주당(NDP)과 연정을 꾸리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 정부로서는 노사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앞서 스티븐 매키넌 캐나다 노동부 장관은 구속력 있는 중재를 해달라는 CNR의 요청을 거부하고 당사자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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