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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사설]치솟는 서울 아파트 값...집값 안정 강력한 의지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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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면서 5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기적으로 휴가철 비수기이며 정부가 물량 공급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8·8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점 등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집값 상승이 가계빚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96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조 8000억원이 늘어나며 1900조원에 육박했다. 내역을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16조원으로 전체 가계빚 증가액보다 많다. 이는 집값과 주담대, 가계빚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집값이 오르자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예상 하에 너도나도 빚 내서 집 사기 대열에 나서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영끌’, ‘빚투’를 조장하고 그 결과 늘어난 주담대가 다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한은이 그제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시장 저변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18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며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후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런 기대심리가 향후 집값을 밀어 올리는 강력한 동력원으로 작용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제는 심리가 좌우한다.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가라앉히려면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 정공법은 물량 공급을 늘리는 것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당장 번지는 불길을 잡으려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 물꼬를 좁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수도권 주담대 가산금리 추가 확대는 옳은 방향이다. 단발로 그치지 말고 다양한 후속 대책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집값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집값과 가계빚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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