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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김병기 ‘필향만리’] 雅頌 各得其所(아송 각득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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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약 2000~3000년 전 중국 고대사회에서 불렸던 노래가사를 모은 시가집이 『시경(詩經)』이다. 원래는 『시』라고만 했으나 훗날 유가의 경전으로 존중되면서 『시경』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시경』에 수록된 시는 크게 세 가지 체재, 즉 ①민간에서 발생한 민요에 해당하는 ‘풍(風)’ ②대내외 잔치에 쓰인 연회음악 ‘아(雅)’ ③제사 음악인 ‘송(頌)’으로 분류해 왔다.

공자는 정치적 포부를 펴기 위해 14년 동안 계속한 ‘주유천하(周遊天下:각 나라를 돌며 왕에게 유세함)’를 마치고, 68세에 고국 노나라로 돌아온다. 이때부터 교육에 전념하면서 『시』를 정리하여 교재로 삼기도 했다. 이에, “내가 위나라로부터 노나라로 돌아온 후에 ‘아(雅)’ 시와 ‘송(頌)’ 시가 각각 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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雅:맑을 아, 시(詩)의 체재 아. 頌:기릴 송, 시의 체재 송. 所:바 소. ‘아(雅)’ 시와 ‘송(頌)’ 시가 각기 제자리를 얻었다. 24x70㎝.


시와 노래는 그 시대를 그대로 반영한다. 평화로울 때는 곡조도 가사도 순후하고, 불안할 때는 자극적인 곡조와 사특한 가사가 유행한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노래는 난잡하고 상벌의 기준은 문란한 것 같다. 잘난(?) 학부모 눈치 보느라 상도 벌도 제대로 못 주는 교육! 교육으로 흥한 나라, 자칫 교육으로 망할까 염려된다. 학교에서는 노래부터 동요와 가곡이 제자리를 잡게 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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