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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트럼프, IRA 백지화 시사···韓 기업들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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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협정 재협상 구상도 밝혀

대미투자 나섰던 배터리사 등

트럼프 재집권땐 피해 불보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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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전기차에 제공하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전기차 세액공제가 조 바이든 정권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핵심 정책인 만큼 이를 백지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재임 당시 한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자화자찬하며 당선되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맺은 통상협정을 다시 손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19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구입 시 IRA에 따라 제공하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가 “터무니없다(ridiculous)”며 폐지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세액공제와 세금 인센티브는 일반적으로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당선되면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한 미 재무부 규정을 뒤집거나 의회에 법안 폐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며 “나는 전기차의 열성팬이지만 가솔린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의 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집권 당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주며 이를 현실화하지는 못했다. 외려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건강보험 개혁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전기차 혜택은 더욱 커졌다.

이런 흐름에 맞춰 우리 기업들도 미국 내 2차전지 투자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7조 2000억 원을 들여 미 애리조나주에 8번째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SK온은 2025년까지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140GW(기가와트)로 키울 계획이고 삼성SDI도 미국 내 첫 단독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만일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IRA에 기대 대미 투자에 나섰던 한국 기업들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전기차 세액공제 외에도 다른 나라와의 통상조약을 뒤엎을 수 있다는 속내 또한 드러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 바로 소형 트럭”이라며 “내가 한국의 관세를 연장하지 않았더라면 한국과 중국산 트럭이 미국 산업을 파괴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해 2021년 종료 예정이던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의 관세를 2040년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그는 이어 필수품 관련 공급망을 100% 미국산으로 만들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를 막겠다며 “외국인들이 관세나 세금을 내지 않고 미국에서 제품을 팔 수 있는 방법은 미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의 도움으로만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가장 위대한 미국 회사 중 하나인 US스틸을 일본이 사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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