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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수도권 사는 1억 연봉자, 다음달부터 주담대 한도 8900만 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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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9월 예정된 2단계 스트레스DSR 상향 조정
전체 주담대 차주 6.5% 한도 ↓
3억1500만 원 나왔던 대출, 2억8700만 원으로 줄어
하반기 금리인하 시 추가 가계부채 대책 나올 가능성


금융당국이 수도권 중심의 ‘핀셋’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수도권의 대출한도를 다른 지역보다 줄여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 달 1일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더 높게 적용해 대출 한도를 더 조이겠다는 게 골자다.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주담대도 스트레스 DSR이 다음달 첫 적용돼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하반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될 경우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어 서민들의 돈 빌리기는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위원회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는 다음달 1일부터 수도권에 대해서는 대출한도를 결정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더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은행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가산 금리 0.38%포인트(p)를 적용하다가 2단계 조치(0.75%포인트 적용) 시행 시점을 7월에서 9월로 미룬 바 있다.

이날 당국이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의 핵심은 9월부터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예정대로 2단계 조치를 적용하기로 하되,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서는 1.2%p 스트레스 금리를 대폭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소득 5000만 원 차주(30년 만기, 대출이자 4.5% 가정)가 변동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스트레스 DSR 도입 전 한도는 3억2900만 원이다. 그러나 9월부터는 수도권 주담대를 받을 경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적용돼 2억8700만 원으로 한도가 4200만 원가량 준다. 지방(비수도권)의 경우 3억2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어 한도가 2700만 원가량 깎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별로 대출 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연봉 1억 원 차주가 30년 만기로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스트레스 DSR 도입 전 6억5800만 원 대출이 가능했지만 9월부터는 수도권은 5억7400만 원, 비수도권은 6억400만 원까지만 대출을 낼 수 있다. 주기형 고정금리나 혼합형(고정+변동금리)으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변동금리를 택할 때보다는 한도 축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금융위는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하더라도 실수요자의 불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DSR 37∼40% 수준의 차주들만 한도 축소 영향이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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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근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 주담대는 스트레스 금리의 30~60%만 반영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융위는 8월 31일까지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한 차주 등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1단계 스트레스 금리)을 적용하는 등 경과 조치도 두겠다고 덧붙였다.

당국이 당초 적용키로 했던 가산금리를 더 높인 것은 가계대출 폭증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잔액 1882조4000억 원과 비교하면 13조8000억 원 증가했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뛰는 집값은 가계빚 폭증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평균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거래도 활발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48개월 만에 8000건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연일 가계대출 관리 압박했지만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178억 원으로, 이달 들어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4조1795억 원 불었다. 매수 심리도 꺾이지 않고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전월보다 3p 상승했는데, 이는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한은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라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내달부터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기로 했다. 은행권 주담대에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카드도 검토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19개 은행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의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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