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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은행 '이자장사' 판 깔아주는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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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한달새 20번' 올랐는데…예금은 최저수준
관치금리에도 가계빚 증가
예대마진 확대 기정사실화

머니투데이

5대 은행, 예금 금리와 주담대 금리 변화/그래픽=임종철


대형은행들이 또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대출금리를 인상한다. 한달새 5대 은행만 20차례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높였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진 못하고 있다.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는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예대마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권은 '이자장사' 비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KB국민은행은 20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초부터 이번까지 다섯 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속된 대출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조절되지 않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고 했다.

신한은행도 21일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다. 지난달부터 여섯번째 인상이다. 한달새 금리 인상이 1회에 그쳤던 하나은행도 은행권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 조치에 따라 주담대 감면금리를 최대 0.6%P 줄인다.

우리은행이 5번, 농협은행이 2차례 인상 계획을 밝힌 것을 포함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20차례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높인 셈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대출금리를 인상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720조7884억원으로, 이달 들어 5조501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이 4조1478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또 신용대출 잔액도 주식·코인시장 저가 매수 수요의 영향으로 9008억원 늘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 행렬이 '지금이 가장 낮은 금리'라는 인식을 주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라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주담대 접수량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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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내역/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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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는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3.35~3.40%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의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3.35%다. 해당 상품이 3.3%대 금리를 제공한 것은 2022년 9월4일(3.39%) 이후로 처음이다.

예금금리는 낮아지고 대출금리가 높아지며 하반기 은행권 이자이익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21조6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부문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있을 것으로 봤으나 가계부문도 예대마진이 확대되는 모양새"라며 "매달 공시되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 다시 '이자장사'라는 시각이 덧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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