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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인뱅에 '가계대출' 따라잡힌 지방은행…지금은 생존 경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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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방은행-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윤선정


지방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 따라잡혔다. 가계대출은 인터넷은행, 기업대출은 시중은행과 금리 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방에서 존재감도 흐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 등 5개 지방은행과 iM뱅크(옛 대구은행) 등 6개 지방은행(지방 중심 시중은행 포함)의 가계대출 잔액은 69조4500억원으로 인터넷은행 3사 가계대출 잔액(68조9300억원)과 비교해 5200억원 많다. 3년 전 6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인터넷은행 3사보다 2배 이상(32조5600억원) 많았으나 올해 사실상 격차가 사라졌다.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져서다. 3년 사이 6개 지방은행은 가계대출이 8조원가량 증가했으나 인터넷은행 3사는 2.2배(37조7000억원)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41조1400억원으로 6개 지방은행 중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큰 iM뱅크보다 약 2배 많다.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가 정체된 사이 인터넷은행이 급성장한 이유는 금리 차이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금리(정책서민금융 제외)는 4.13~5.70%로 지방은행 4.59~7.64%보다 낮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격차가 크게 줄었다. 금리가 싸고 모바일 등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으로 주담대가 몰렸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 간의 대출 금리 격차는 자금 조달 비용에서 차이가 나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 1분기말 기준 요구불예금은 48조2900억원으로 지방은행 6곳(26조5200억원)보다 21조원 이상 많다.

싼값에 자금을 조달하면서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겼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자금 조달 이자율은 2.16%로 지방은행 중 요구불예금이 많은 경남은행(2.71%)보다 0.55%P 낮다. 업계에서는 지방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상당부분 인터넷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본다.

지방은행이 강점을 가졌던 기업과 기관 부문도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영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은행이 있는 호남·영남·제주지역 시금고(212개) 중 지방은행이 운영하는 곳은 절반(98개)이 안된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변화의 기로에 선 지방은행'을 통해 "기업과 기관영업에서 시중은행의 지방 침투가 가속화되고, 가계 부문에서 인터넷은행과의 금리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지방은행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35~3.40% 수준인 것과 달리 지방은행은 3.50% 이상의 정기예금을 운영 중이다. 또 최근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담대 금리를 올리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 내부에서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다양한 방식의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지방은행의 역할 등을 고려해 시금고 경쟁에서 지방은행에 추가점을 주는 등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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