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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 추모 물결...“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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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에서 출중한 외모와 강렬한 눈빛으로 스타덤에 오른 알랭 들롱. 사진|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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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전설적 배우 알랭 들롱이 18일(현지시간) 88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엑스(구 트위터)에 “그는 스타 그 이상이었다. 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라고 추모했다. 이어 “알랭 들롱은 전설적인 배역들을 연기하며 전 세계를 꿈을 꾸게 했다”며 “그의 잊을 수 없는 얼굴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들롱이 젊은 시절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서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들롱과 동시대 스타인 프랑스 원로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89)는 AFP 통신에 “그 무엇도, 누구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한 공백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들롱과 함께 영화 ‘들고양이’(1963)에 출연한 이탈리아 여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86)는 그의 극중 이름이었던 ‘탄크레디’를 언급하며 “탄크레디가 별들과 함께 춤을 추러 하늘에 갔다”고 추모했다.

프랑스 영화 제작자 알랭 테르지앙은 라디오방송에서 “프랑스 영화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고 애도를 표했다. 질 자코브 전 칸영화제 조직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 전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인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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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미남 배우 알랭 들롱이 별세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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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들롱이 생을 마감한 프랑스 파리 남부 두쉬의 자택 앞에는 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자택 앞에 꽃을 놓았다는 한 남성은 “프랑스 영화는 가장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많은 팬들의 발길이 예상돼 현장에는 10여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들롱의 세 자녀는 이날 AFP통신에 전한 성명에서 아버지 들롱이 투병 끝에 이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자녀들은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들롱의 반려견)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그는 두쉬에 있는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미남 배우의 대명사’인 알랭 들롱은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신분 상승의 욕구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역할로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태양보다 강렬한 눈빛에 출중한 외모로 전 세계 영화팬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어 고(故) 신성일 등 미남 배우에겐 ‘한국의 알랭 들롱’이라는 수식어가 달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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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들롱 자택 앞을 찾아 추모하는 주민들과 팬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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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출한 외모, 연기력, 카리스마를 겸비한 그는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무려 80여편에서 주연을 맡을 정도로 프랑스의 독보적인 톱스타였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태양은 외로워’(1962), ‘볼사리노’(1970),‘ 암흑가의 세사람’(1970년), ‘조로’(1975) 등 대표작을 남겼다.

1990년대 이후로는 스크린에서 거의 볼 수 없었고, 2017년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2019년 뇌졸중으로 쓰려진 후에는 요양에 집중해왔다. 한때 안락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였다. 들롱은 당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가 정말 유일하게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제 경력”이라며 영화 인생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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