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2 (목)

울릉도에 무슨일이…1일 평균 500여대 차량 몰려 울릉섬이 울릉 울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울릉도 관문 도동항 여개선 터미널 인근 도로에 캠핑카와 각종 차량들로 뒤엉켜 교통이 마비되고 있다(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국민관광지로 우뚝선 동해유일섬 울릉도가 외부차량 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 휴가철인 7월~8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차도 덩달아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름휴가가 절정이던 지난달 29일부터 8월4일까지 7일간 울릉도에 반입된 차량은 총 3626대로 나타났다.

이중 울릉크루즈를 이용해 포항에서 반입된 차량이 1687대, 썬플라워크루즈를 이용, 후포에서 반입된 차량이 1939대로 집계됐다. 이는 일 평균 518대의 외부차량이 울릉도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울릉도 내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랜드카와 택시업계 측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렌드카 업을 하는 A씨는 “한때는 이 영업으로 밥은 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은행 대출이자도 못막도 있다”며 “ 몇 안 되는 랜트카 업이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소연했다.
헤럴드경제

서면 통구미 거북바위 인근 물양장에 일명 ‘알박기 캠핑카’가 진을 치고 있다(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여름이면 울릉도 입도차량을 1일 몇백대로 제한하는 차량총량제라도 도입하면 근근이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울릉군 등록 차량 7000여대를 더하면 섬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게다가 주차면수는 부설주차장을 포함해 약 4300면으로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 울릉읍 지역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차와 차들이 뒤엉켜 도로는 마비되고 대형버스는 아예 도로에 멈춰 서기가 일쑤다.

차량 지옥이 따로 없다.

여기에다 매일 10~20대가 반입되는 캠핑카는 울릉도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가 됐다.
헤럴드경제

울릉도에 입항한 크르즈에서 캠핑카들이 하선되고 있다(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월 첫 주말인 지난 3일 울릉군 울릉읍 내수전 몽돌밭 인근 도로,탁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이곳에는 연중 많은 사람이 찾는다. 하지만 이 도로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바다 풍경을 즐기는 게 쉽지 않다. 현지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편하게 주정차할 수 있도록 갓길이 있지만 캠핑카가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알박기 캠핑카’다.

죽도가 훤히 보이는 와달리 휴게소 명당자리는 차 한 대 들어갈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곳은 도로변을 따라 주차된 캠핑카와 카라반 트레일러 등은 20대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캠핑카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짙은 선탠이나 햇빛 가리개로 차창을 가린 캠핑카 내부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주인 없이 자리만 차지한 몇몇 캠핑카에는 ‘CCTV녹화중’이란 경고 문구도 적혀 있었다.

공중화장실의 수돗물과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얌체행위도 비일비재하다.

양치질을 마면서 치약 거품을 도로에 마구 내뱉는 몰지각한 행동은 물론 술병과 먹고 버린 쓰레기, 담뱃재 등이 뒤엉켜 악취까지 진동한다.

울릉도 해안도로가 알박기 캠핑카로 몸살을 앓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주민 A(56,서면 태하리)씨는 “여름철만 되면 핑카로 점령된 울릉도 해안가에는 모닥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불멍을 해 매캐한 연기와 냄새를 피우고, 수변과 수풀 사이 등에 쓰레기를 마구 버려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전국에서 ‘알박기 캠핑카’ 문제가 끊이질 않자,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는 장기 주차 중인 캠핑카를 단속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성산구는 귀산 카페거리 중 이 명당 구간(840m)을 조만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이곳에서 주정차를 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4만원(사전통보 기간 내 납부 시 3만2000원)을 내야 한다.

헤럴드경제

울릉읍 저동 시가지에 넘처나는 차량들모습(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해 관광객 200만 명이 찾는 제주의 부속 섬 우도엔 지난 2016년부터 관광객 차량 반입이 금지되고 있다.

피서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개월간 우도에 들어갈 수 있는 외부 차량을 하루 605대로 제한했다.
하루 3000여 대의 차량이 몰려 사고와 혼잡이 잇따르자 내려진 결정이다.

면적이 5.999㎢인 우도에는 현재 주민과 공공기관 소유 차량 752대, 오토바이 561대, 사륜 오토바이(ATV) 212대가 운행되고 있다. 우도의 인구는 815가구, 1634명이다.

섬주민들은 이참에 넘쳐나는 차량반입과 알박기 캠핑카에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입도세라도 받자는 것이다.

지난 2021년 5월 경상북도의회 정책연구위원회 임시총회에서 ‘울릉도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보고회가 있었다.

헤럴드경제

울릉읍 저동 내수전 몽돌 해수욕장 이면 도로에서는 알박기 캠핑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독자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울릉출신 남진복 도의원은 당시 울릉도 자연경관 보호를 위한 ‘환경보전 기여금제도, 일명 입도세 도입을 거론한바 있다. ‘환경보전 기여금제도’는 울릉도의 관광여건이 급격한 변화가 예상돼 지속가능한 발전을 염두에 둘 시점이 됐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동미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는 점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울릉도에 대한 관광수요가 점차 증가 추세에 있는것도 주목해야한다.

울릉 일주도로가 개통되고 다가오는 2026년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관광객 급증으로 울릉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정책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입도세를 징수하든 차량 반입을 제한하든 여름만 되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수많은 차량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울릉섬을 위해 군과 군 의회의가 이제는 지혜를 모아 대책을 내놔야 할 때다.

ks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