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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국내 전기차 시장 1위 경쟁 치열...테슬라 '악재'로 현대차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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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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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테슬라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현대차·기아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배터리 정보공개가 소비자들의 구매 최우선 조건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구체적인 배터리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믿어달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전 차종에 대한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정보공개를 발판으로 테슬라가 차지한 국내 전기차 시장 1위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1만738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연구소는 지난해 출시한 '모델 Y'의 인기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테슬라의 성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모델 Y가 차지했는데,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산 모델 Y의 가격을 인하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모델 Y는 올해 상반기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기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고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테슬라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16일과 지난해 6월, 용인과 전주에서 각각 모델 X와 모델 Y가 전소됐는데도 테슬라는 공식 판매 홈페이지에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대신 고객에게 '안전을 최우선으로 차량을 설계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에 소비자 이탈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한 40대 직장인은 "이달 말에 모델 Y를 받아볼 예정이었는데 연말까지 보류하기로 했다"면서 "화재보다도 본사의 소극적인 대응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중고차 플랫폼 A사 관계자도 "중고 구매 예정자들의 취소 문의가 부쩍 늘면서 최근 2주 거래량이 제로에 가깝게 수렴하고 있다"면서 "(모델Y)매입가도 7월보다 200만~300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에도 기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차종별로 구형 아이오닉, 1세대 코나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릭은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 아이오닉5, ST1, 포터 EV에는 SK온 배터리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아이오닉6의 경우 2022년 7월부터 작년 5월까지 생산된 차량은 SK온, 이후 차종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했고, 기아는 신형 레이 EV와 니로 EV만 중국 CATL 배터리를 썼고 나머지 차종은 모두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 제품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미세한 단락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배터리의 안전성도 강화하고 있다. 이 기능은 과열 및 화재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대차는 배터리의 온도와 전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신차 출시로 시장 분위기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올 하반기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15㎞를 주행할 수 있다. 기아도 소형 전기 SUV 'EV3'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501㎞를 주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 원인이 배터리 문제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테슬라의 늑장 대응이 소비자 신뢰에 미친 영향은 클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경쟁력 있는 보급형 모델을 통해 하반기 판매 실적을 크게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김정훈 기자 sjsj163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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