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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엘비스 프레슬리 저택 빼앗으려 한 50대 사기꾼 ‘철창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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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州 멤피스의 ‘그레이스랜드’

가짜 서류로 저택 소유권 탈취 시도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에 있는 대저택 ‘그레이스랜드’는 세계적 인기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와 그 가족들의 거주지였고 지금은 매년 약 60만명이 방문하는 음악사 기념공원으로 쓰인다. 그런데 허위 문서로 프레슬리의 유족을 속여 그레이스랜드를 빼앗으려 한 50대 여성이 미 검찰에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됐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우편 사기와 신원 도용 등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 리사 제닌 핀들리(53)가 이날 기소 후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마침 이날은 1977년 8월16일 세상을 떠난 프레슬리의 47주기 기일(忌日)이었다. BBC는 판사가 유죄를 선고하면 핀들리는 최장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은 유무죄 여부에 대한 판단 없이 일찍 끝났고 핀들리는 곧장 수감 중인 교도소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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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낳은 세계적 스타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검찰에 따르면 핀들리는 여러 개의 이름을 쓰는 전형적인 사기꾼이다. 그는 유령 대부업체를 가명으로 설립한 뒤 프레슬리의 유족에게 접근했다. 프레슬리의 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2023년 1월 사망)가 생전에 자신의 회사에서 380만달러(약 51억원)를 대출받았는데 이를 갚지 못했다며 미리 준비한 서류를 들이밀었다.

해당 서류에는 대출 계약 당시 그레이스랜드를 담보로 삼은 것으로 돼 있었다. 핀들리는 프레슬리 유족에게 “부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그레이스랜드를 경매에 넘길 수밖에 없다”고 위협을 가했다.

깜짝 놀란 유족은 문제의 대출 관련 서류부터 꼼꼼히 살펴봤다. 리사 마리 프레슬리의 서명이 가짜라는 점이 곧 드러났다. 유족은 핀들리가 추진하려는 경매를 중단시켜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냄과 동시에 그의 서류 위조 혐의를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 결국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고 핀들리는 철창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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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대저택 ‘그레이스랜드’ 전경. 엘비스 프레슬리가 1957년 구입해 1977년 사망할 때까지 거주했던 곳이다. 1980년대 들어 음악사 기념공원으로 개조돼 대중에게 개방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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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랜드는 부지 면적이 5만6656㎡(약 1만7140평)에 이른다. 1957년 스타로 떠오른 프레슬리가 직접 구입했고 1977년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프레슬리의 유족은 1980년대 들어 이 저택을 음악사 기념공원으로 개조해 대중에게 개방했다. 오늘날 로큰롤 등 미국 대중음악의 성지로 통하며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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