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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폭행 신고한 동거녀에 격분…휘발유 뿌리고 불붙인 남성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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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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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동거녀에게 보복하기 위해 몸에 불을 붙인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11시쯤 인천 강화군에 있는 자택에서 동거하던 여성 B씨(30대)의 머리와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자신에게 폭행당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보복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얼굴과 몸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지난해 9월에도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B씨의 얼굴에 휴대전화를 던져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임시조치 처분을 받았다. 임시조치는 가정폭력 범죄 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조치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피해자가 신고한 것에 격분한 A씨가 우발적으로 겁을 주기 위해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수상해 범행으로 임시조치 결정받은 상황에서 살인미수 범행까지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 등을 보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형사 공탁한 2000만원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과 벌금형 이상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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