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의 크리티컬 아이템 'IP'...글로벌 던전 공략 시작됐다

[최진홍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IP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흥행에 성공했던 자체 IP를 활용해 국내는 물론, 중국, 더 나아가 K-게임의 볼모지로 여겨지는 서구권 시장까지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IP 고지전 벌어진다"
IP 고지전의 대표적 사례가 넥슨이다. 넥슨은 2005년 출시되어 누적 이용자만 8억 5000만 명이 넘는 거대 IP인 <던전앤파이터>가 주력이다. 출시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큰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지난 5월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첫 주에만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63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 중국 국민 게임 <왕자영요>를 밀어내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넥슨은 여세를 몰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해 중국을 넘어 서구권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공격과 회피를 적절히 사용해야 하는 난도 높은 소울라이크 장르의 콘솔 게임으로, 1차 FGT 후 많은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들었다. 넥슨은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개최되는 '게임스컴 2024'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선보이며 단독 부스를 운영해 서구권 게이머들의 마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프로젝트 DW'를 통해 또 한 번의 <던전앤파이터> 세계관 확장을 꾀하고 있다. '프로젝트 DW'는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PC‧콘솔‧모바일 멀티 플랫폼 액션 RPG로, <던전앤파이터> IP 특징과 강점을 오픈월드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던파 세계관을 탐험하는 재미와 매력적인 캐릭터의 호쾌한 전투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나아가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역시 한국을 제외한 북미·유럽·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모바일로 출시된 메이플스토리M 또한 글로벌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3% 상승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넷마블도 IP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자체 제작이 아닌 외부 IP를 적극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8일 인기 웹소설 기반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IP를 차용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도기욱 넷마블 CFO는 8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넷마블의 강점은 외부 IP 활용능력"이라며 "향후에도 개발 코드에 맞는 외부 IP가 있으면 적극 차용해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의 IP를 차용한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도 준비하는 한편, 자체 IP인 <레이븐>의 <레이븐2>도 출시하며 내외부 IP 혼합 공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여기에 엔씨도 박병무 대표 체제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하반기 10개의 IP로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도 '원 히트 원더'의 틀을 깨려 IP 확장을 공격적으로 꾀하는 중이며 카카오게임즈도 <스톰게이트> 등을 비롯해 입체적인 하반기 전략을 모색하는 중이다.

위메이드, 미르 치트키 등판..게임계의 '욘사마'
위메이드도 <미르의 전설> 기반 IP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위메이드는 지난 2001년 중국에 <열혈전기>라는 이름으로 <미르의 전설2>를 선보인 바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미르의 전설2>는 2004년 중국 게임시장에서 65% 점유율을 달성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2005년 세계 최초로 중국 동시접속자 수 80만 명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전기류 게임은 위메이드의 '열혈전기'를 따서 만든 게임을 통칭하는 용어로, 중국에서 하나의 게임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전체 미르 IP 시장 규모 역시 약 390억 위안(6조 7000억 원)대로 예상됐다.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2020년 11월 미르 IP를 활용해 개발한 신작 <미르4>도 출시했다. <미르4>는 출시 후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를 시작으로, 원스토어, 갤럭시 스토어, 구글플레이 등 4대 앱 마켓에서 모두 인기 1위를 달성했다. 여세를 몰아 위메이드는 2021년 8월 블록체인 요소를 탑재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출시했다. <미르4> 글로벌은 최고 동시접속자 수 14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출시 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동시접속자 20만 명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위메이드는 <미르M>, <미르4> 중국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르M>은 '모광쌍용'이라는 이름으로 판호를 발급받았고, 중국 게임사 더나인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연내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르4> 역시 중국 게임사 37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미르M>은 기존 게임 수익 모델과는 다르게 블록체인 요소를 적용한 수익 모델을 탑재해 출시할 계획이라 밝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3월 아트 데모 영상을 통해 초대형 신작 <미르5>도 전격 공개했다. <미르5>는 언리얼 엔진5(Unreal Engine5)를 활용해 고품질 오픈월드 PC MMORPG 장르로 개발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이용자의 플레이 가치를 게임 내에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초기 단계에서부터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고려해 게임 경제구조 전반을 설계하고 있다.

위메이드커넥트의 <미르의 전설2: 기연>도 시선집중이다. 2001년 출시한 원조 한류 게임 <미르의 전설2> IP를 활용한 역할수행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다. 특히, 원작 이후 미르 IP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들이 중국 내에서 선보였지만 한국 개발사가 직접 개발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원저작사 위메이드가 2001년 <미르의 전설2>를 개발, 출시한 이래 동명 게임 또는 IP를 활용한 중국 개발사들의 작품이 다수 출시됐지만 한국 게임사의 개발, 서비스 버전은 23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배경에 양사는 <미르의 전설2> IP라이선스를 보유, 운영하는 위메이드 자회사 전기아이피와의 협업을 통해 IP와 감성을 저해할 요소들을 과감하게 제외하며 원작에 대한 한국적 해석, 구현에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전 예약 110만여 명을 기록하며 한국산 원작의 귀환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미르'라는 IP 자체에 주목한 신박한 광고를 진행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용자들의 이야기로 만든 광고 영상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IP만 가능한 일이다. 위메이드커넥트 여정기 팀장은 "이번 광고 제작이 미르 IP 팬들께 한국 개발사만의 소통이자, 함께 만드는 MMORPG의 무대를 알리게 될 것"이라며 "게임 출시 후에도 이어질 이번 호응이 20여 년 만에 옛 친구와 문파원들이 만나는 반가운 풍경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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