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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인터뷰] “폭스바겐 드레스덴 공장, e모빌리티 전초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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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드레스덴 공장은 폭스바겐그룹의 실험실(파일럿 팩토리)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드레스덴 공장이 20년 전에 도입한 자율 운반 시스템, 공정 흐름 등은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자동화 설루션과 인공지능(AI) 시범 프로젝트 등을 최초로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대형 공장에 적용할 수 있다.”

마틴 괴데(Martin Goede) 폭스바겐 드레스덴 공장 총괄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드레스덴 공장은 앞으로도 기술 발전에 중점을 두고 많은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투자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이 마더팩토리(생산 공정과 절차를 표준화하는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면, 드레스덴은 새로운 기술을 선행으로 연구·실험하는 전초 기지라는 의미다.

조선비즈

마틴 괴데 폭스바겐 드레스덴 공장 총괄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생산 중인 ID.3 전기차 플랫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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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2001년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 세단 ‘페이톤’을 생산하기 위해 드레스덴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은 건물 외벽을 유리로 감싸고 있어 ‘유리공장’이라고도 불린다. 시멘트 대신 나무 바닥을 사용했고 공장 내부에는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공장은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된다. 2016년 페이톤이 단종된 뒤에는 골프 전기차인 e골프가 생산됐으며 현재는 ID.3 전기차를 실험 생산하고 있다.

괴데 총괄은 “드레스덴 공장은 기술적으로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지금은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음은 괴데 총괄과의 일문일답.

─드레스덴 공장 설립 이유는.

“25년 전 럭셔리 모델 및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결정을 내린 폭스바겐은 프리미엄 세그먼트 모델만 생산하는 공장이 필요했다. 이에 유리공장으로 불리는 드레스덴 공장이 기획됐고 대형 럭셔리 세단 페이톤 생산을 위한 전용 공장으로 탄생했다. 드레스덴 공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하고 특별할 뿐만 아니라, 건축구조와 제품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100% 친환경 재생 에너지로 공장이 운영 중이다.”

─공장의 설계 프로세스와 인력 구성, 규모는.

“드레스덴 공장은 사전 조립부터 최종 조립까지 조립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배터리는 사전 조립 단계를 거쳐 최종 조립이 이뤄진다. 다른 공장과의 차별점은 생산라인이 지하층부터 3층까지 수직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역량으로만 봤을 때 3교대 작업 시 연간 2만대 생산이 가능하나 현재 1교대, 연간 6000~8000대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350명의 직원 중 30% 정도가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드레스덴 공장이 마케팅 측면에서도 좋을 것 같다.

“드레스덴 공장은 인지도 향상을 위한 중요한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익성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조립 자체는 다른 공장과 유사한 비용이 발생하지만, 섀시 도장 작업을 마친 후 바로 공급받기 때문에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 드레스덴 공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매력적인 특징은 공장을 일반 고객에게 개방하고 출고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마케팅을 통해 많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판매로 이어지게 된다.”

─공장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

“30여 년 전 도시 중심부에 공장을 설립한다고 했을 때 소음이나 환경적인 이유로 많은 반발이 있었다. 폭스바겐은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했고, 결국 설득할 수 있었다. 드레스덴 공장은 생산, 제품 품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전 과정에서 좋은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지역 주민, 근로자 모두 드레스덴 공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2017년 페이톤에서 e골프로 생산을 전환할 때도 새로운 기술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졌다.”

─향후 전기차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전기차뿐 아니라 철도,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공정,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고, 20년 후에는 대부분의 차량이 전기차일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시장에 디젤, 휘발유,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모델이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e-모빌리티 비중은 점점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드레스덴(독일)=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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