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혀지나” 9·11 테러 23년 만에…사우디 정부 개입 정황 나와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남쪽 건물에 여객기가 충돌한 직후 모습.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2001년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내며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미국 뉴욕 9·11 테러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23년 만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간 미국 법무부에 관련 자료 제공을 요구해온 테러 희생자 유족의 소송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첫 공개됐다.

공개된 증거들은 영국 경찰이 9.11 테러 발생 열흘 후 비행기 납치범과 관련이 있는 사우디 국적자 알-바유미의 집을 급습해 압수한 영상과 비행기 스케치다. 스케치에는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한 비행기 하강 속도를 암시하는 수학 방정식도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사우디 정부 변호인은 지난 1일 법정에서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면서 유가족 소송에서 사우디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바유미는 사우디 항공사에서 회계사로 일해왔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는 그가 정부 요원이라는 주장을 부인했으나 2017년에 기밀 해제된 연방수사국(FBI) 문서에 따르면 알-바유미는 사우디 정보국의 비공식 요원이었다. 영국 정보 당국은 알-바유미 관련 자료를 FBI에 넘겨 수사를 지원했다.

지난주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원고 측 변호인은 알-바유미가 2021년에 이 스케치가 자신의 것이라는 증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변호인은 이 스케치가 알-바유미 아들의 숙제 중 일부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판사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NYT가 전했다.

9.11 테러 피해자 가족이 승소하려면 사우디 정부 요원이 납치범을 도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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