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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삼성전자 MZ세대 직원들 앞다퉈 “이 회사로 옮기자”…대체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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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출처=SK하이닉스]


“이번에 주탤(주니어 탤런트) 지원하려고 하는데, 면접 방식 아시는 분 있나요?”

“동탄에서 이천 출퇴근 어떤가요. 셔틀버스 시간대도 궁금합니다”

최근 반도체 업계가 인재 쟁탈전에 나선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주니어 탤런트’ 전형이 주목받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부터 내년 2월 졸업 예정자·기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과 반도체 유관 경력 2∼4년차 대상의 ‘주니어 탤런트’ 지원 접수를 시작한다. 지원자는 SK 종합역량검사(SKCT)와 면접, 건강검진 등을 거쳐 내년 1~2월 중 입사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신입·경력 채용에 이어 두 달 여만이다. 올들어 SK하이닉스는 신입사원 모집 3차례(3·7·9월), 일반 경력직과 주니어 탤런트 전형을 포함한 경력직 사원 모집 4차례(상반기 2번·하반기 2번)를 진행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주니어 탤런트 전형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니어 탤런트 전형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처음 도입한 채용 방식이다. 경력을 인정받기 애매한 경쟁사 저연차를 대상으로 이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신설됐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이 전형을 통해 업계 1위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업계 저연차 사원들을 대거 끌어들여왔다. 반도체 관련 업계의 실무 경험을 보유한 준비된 인력을 조기에 전력화하는 장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 상당수가 SK하이닉스로의 이직을 시도할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실제 지원율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직 배경으로는 성과급과 삼성 특유의 보수적인 조직 문화 등이 꼽힌다. 특히 삼성 그룹 특유의 경직된 조직 문화가 MZ 세대 직원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두 회사가 연봉 측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기업 문화나 복지는 확실히 다르다”며 “격주 4일제로 근무하는 해피프라이데이 같은 근무 방식의 유연함이 SK하이닉스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AI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두 회사는 최근 노사 관계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6일 올해 임금 5.7%(올해 초 선반영된 2% 임금 인상분 포함)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 잠정합의안은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투표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와 별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낸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350만원(정액)을 추석 전인 오는 12일 지급할 예정이다.

반면 임금 교섭 결렬에서 비롯된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의 교섭 재개 시점은 10월쯤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성과급만 놓고보더라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높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에 지급하는 생산성 격려금(PI)을 최대 수준인 월 기본급의 150%로 책정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의 상반기 TAI(목표달성성과급, 옛 PI)는 기본급의 75%였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가 워낙 좁다보니까 아무래도 뺏고 뺏는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자유로운 업무 방식을 선호하는 MZ 직원들을 모시고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을 임금과 다양한 복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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