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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에어컨 없어 창문 열었더니 벌레가”…선수들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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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올림픽 선수촌 숙소에 들어온 벌레 잡는 에보니 모리슨(라이베리아) 선수.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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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 폐막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출전 선수들 사이에서는 선수촌 시설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의 육상 선수 에보니 모리슨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자신의 틱톡 계정에 선수촌 내부에서 찍은 영상을 게재했다. 당시 파리의 낮 최고기온은 35도, 체감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다.

영상을 보면 모리슨은 수건을 들고 벽·천장에 붙은 벌레를 잡고 있다. 그는 “에어컨이 없어서 창문을 열어놨더니 사방에 벌레가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모리슨은 실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창문을 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수촌 창문에는 방충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슨은 더위는 물론이고 날아 들어온 벌레와도 씨름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대회 선수촌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다. 파리올림픽 조직위가 ‘친환경 올림픽’ 푯말을 내건 탓이다. 조직위는 에어컨을 설치하는 대신, 건물 내 공기 순환을 촉진해 기온을 낮게 유지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참가국들이 우려를 표하자 임시로 에어컨 2500대를 비치했다. 선수촌 객실이 7000여개 인 것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에어컨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배영 100m 종목 금메달을 딴 이탈리아 토마스 체콘도 선수촌 내 환경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배영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인터뷰에서 “조금 피곤했다. 오후와 밤에 소음과 더위 탓에 잠을 잘 못잤다. 에어컨이 없어서 매우 덥고 음식도 좋지 않아 많은 선수가 선수촌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가 선수촌 내 벤치 아래 잔디밭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선수촌 숙소에 에어컨이 없어 체콘이 잔디밭에서 자는 것 아니냐” “숙소 싫다는 걸 이렇게 표현한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탈리아 수영 연맹 측은 “그냥 잠깐 낮잠을 잤을 뿐”이라며 체콘이 제기한 숙소 문제와 연관이 없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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