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리츠 시장,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정부, 추가 규제 완화해야…금리 인하 기대"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추가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규모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 / 사진제공=한국리츠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GDP 대비 리츠 시총 비율 0.3%…한국만 있는 리츠법 풀어야"
리츠협회에 따르면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7조4000억원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에 리츠가 태동한 싱가포르(97조7000억원), 일본(140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도 일본은 2.6%, 싱가포르는 16.5%인데 반해 한국은 0.3%에 불과하다.
정 협회장이 리츠 활성화를 위해 강조한 것은 시장의 성장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리츠가 이미 활성화한 미국은 리츠가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지켜야 할 사항 몇 가지만 규제하고 있고, 일본은 일본은행(BOJ)이 직접 리츠 주식을 사서 주가를 부양하기도 한다"며 "부동산투자회사법(이하 부투법)이라는 별도의 법을 만들어 관리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 배당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용적률·건폐율 등 규제를 풀어 리츠가 화이트존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협회장은 리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이른바 ‘먹튀’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리츠가 사는 건물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프라임 빌딩’이다. 주식회사로서 공시 의무가 있고, 연 7% 이상 배당도 해준다"며 "운영이 투명하고 이익은 국민(투자자)들이 가져가는 구조여서 정책적으로 활용하기도 좋고, 기업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달리 자기자본을 30~40% 조달해 설립·운용하기에 대출 부실 가능성이 작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국내 첫 헬스케어리츠 사업을 추진하는 등 투자자산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리츠 개발 단계에서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인가제를 등록제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리츠 활성화 방안’을 지난 6월 발표했다. 관련 법안은 올해 하반기 중 발의할 예정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리츠, 주택 공급·고령화 문제에 도움…금리 인하 수혜 기대"
정 협회장은 임대주택 공급 등 시장 수급 조절이 필요한 상황에 리츠가 적절히 쓰일 수 있다고 봤다. 예컨대 정비사업을 할 때 용적률을 대폭 올려 소유자들에게 한 채씩 돌아가도록 하고, 나머지는 리츠가 임대주택으로 지어 가지고 있다가 공급이 필요할 때 풀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구조가 가능하다면 리츠 개발 이익을 커뮤니티에 투자해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아이들에게는 단지 내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츠의 주가 상승 흐름에는 반색했다. 리츠는 투자자산을 보유하기 위한 부채가 많아 금리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이 올라 수익이 감소하고, 반대의 경우 수익이 늘어난다. 고금리 기조에 지지부진했던 리츠 주가는 다음 달 미국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탄력을 받고 있다. 롯데리츠는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이 15% 넘게 뛰었고, SK리츠는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정 협회장은 "가계부채를 걱정하면 국내 금리 인하는 영영 못 한다"면서 "그보다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엄격하게 따지고, 금리는 낮추는 게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츠 주가가 여전히 낮지만, 회복 중이고, 무엇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주식이 아닌 안정적인 배당주로서 가치가 있다"며 "매수하기에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정 협회장은 임기 2년을 마친 뒤 지난해 7월 연임했다. 남은 임기는 1년 남짓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리츠 관련 내용이 여야 공약에 모두 있을 정도로 정치권에서도 활성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줄로 안다"며 "재임 기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연내 부투법 개정안 통과는 꼭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